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시내버스 기사로 확인된 가운데, 승용차 액셀러레이터(액셀·가속페달)가 버스 페달과 비슷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버스 기사라고 밝힌 운전자가 사고를 낸 운전자가 평소 습관 때문에 브레이크, 액셀을 혼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제네시스 G80 차량 액셀과 버스 브레이크 페달이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버스 페달(왼쪽 사진)과 제네시스 G80의 페달. 버스 페달은 브레이크와 액셀의 모양이 비슷한 반면 승용차의 브레이크, 액셀 페달은 모양이 다르다./보배드림·현대모비스 부품 판매 사이트 제공

통상 버스 페달은 브레이크와 액셀이 모두 오르간 타입이다. 오르간 페달은 페달 하단부가 차체 바닥에 고정돼 있어 운전 편의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 전체를 올려두는 만큼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버스는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만큼 액셀뿐 아니라 브레이크도 오르간 페달이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발뒤꿈치를 차체 바닥에 고정한 채 발 앞부분만 브레이크와 액셀을 옮겨가며 운전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를 낸 운전자는 G80을 타고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한화빌딩 뒤 일방통행 도로를 약 180m 역주행했고, 가드레일과 행인을 들이받은 뒤 차량 2대를 추돌했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 교통섬에 멈춰 섰다.

운전자와 동승자인 아내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아내는 앞선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경찰은 운전자가 액셀과 브레이크를 착각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