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인도네시아를 교두보 삼아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지역을 공략한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에 처음으로 탑재하는 등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베터리셀합작공장(HLI그린파워)은 인도네시아 신산업 단지(KNIC)에서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 배터리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모델은 신형 코나 일렉트릭이다. 이 모델이 출시되면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기업이 됐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 전경. /현대차 제공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 효율을 향상시켰다. 물류비를 줄이면서도 배터리 공급 납기일까지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네시아 생산 밸류체인을 통해 ‘현대차는 현지화된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7475대를 팔았는데, 시장 점유율 44.3%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앞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또 특화 차량을 제작하는 등 현지화 판매 전략으로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335만5136대의 아세안 자동차 시장 중 29.9%에 달하는 등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2022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를 준공하면서 아세안 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약 77만7000㎡의 부지에 오는 2030년까지 약 15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HMMI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아세안에 만든 완성차 공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아이오닉5가 인도네시아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 . /현대차 제공

현재 HMMI에서는 ▲크레타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아이오닉5 등 4종을 만들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HMMI 생산능력은 2만300대, 생산실적은 2만2520대다. 공장 가동률은 110.9%다. 한국 공장(114.9%)을 제외하고 해외 공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HMMI의 누적 생산대수는 올해 5월 말 기준 19만2792대로 집계됐다. 6월 수치가 더해질 경우 상반기를 전후로 누적 2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한편 현대차는 베트남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는 HTMV 2공장을 준공하는 등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