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GEELY·吉利)자동차의 순수 전기차(BEV) 브랜드 지커(ZEEKR·极氪)가 내년에 한국과 일본에 진출한다. 이미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커는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전역 진출을 노리고 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커는 최근 한국 법인 설립에 관한 자문을 받고 전기차 출시를 위한 각종 인증과 법인 설립 절차, 인력 구성 규모 등을 확인했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 인력 구성을 마치고 법인을 설립할 예정인 지커는 내년 말부터 전기 승용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국내 공장 설립 계획은 없고 중국에서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 김남희 기자

지커는 일본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한국의 공식 판매 시점보다 1개월가량 먼저 일본 판매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어 지커가 (한국보다는) 일본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커는 동남아시아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베트남의 빈패스트 외에 이렇다 할 완성차 브랜드가 없어 BYD(비야디) 등 중국차가 다수 소비되고 있다. BYD는 현지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유통망을 확보하고 맞춤형 모델을 출시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올해 싱가포르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인 지커는 내년에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커(ZEEKR)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첫 모델 ‘ZEEKR 001’. / 김남희 기자

지커는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다. 현재 30개국에서 판매 중이며 내년에 5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커는 지난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4억4000만달러(약 600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지커는 중국 지리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로 지난 2021년 분사했다. 지난해 말까지 주로 중국에서 19만6000여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커는 지난달 중국에서 1만8600대의 신차를 팔았다.

지커의 주력 모델 001은 30만 위안(약 5724만원)부터 시작한다. 기본 모델은 272마력으로 완전 충전 시 742㎞를 달릴 수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007은 20만9900위안(약 3794만원)부터 시작되고, 완충 시 최대 688㎞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면 870㎞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올해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인 지커 MIX 가격은 20만~25만 위안(약 3816~4770만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