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의 파격 할인에도 정가를 유지하던 렉서스가 전기차 부진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16일 렉서스코리아에 따르면 렉서스는 작년 6월 국내에 출시한 전기차 RZ450e를 1900만원 할인 판매하고 있다. 구매 고객에게 100만원 상당의 충전비도 지원한다.

렉서스 RZ450e. /렉서스코리아 제공

렉서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3561대를 판매하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78.6% 늘었으나 RZ450e는 판매가 부진했다. 렉서스는 지난해 RZ450e를 출시하며 “연말까지 150~16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는데, 판매량이 75대에 그쳤다.

이번 할인은 RZ450e의 수프림(8490만원) 트림과 럭셔리(9300만원) 트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수프림은 6590만원, 럭셔리는 7400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 276만원과 지방비 63만원(서울 기준)을 더한 339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저가 트림 수프림의 실구매 가격은 6000만원 초반까지 내려간다.

렉서스는 당초 RZ450e를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리스(차를 구매하는 대신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서 빌려 타는 것) 상품으로만 공급했다. 운행 기간 렉서스가 차 정비와 유지관리를 맡고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계약 때 설정한 잔존 가치를 기준으로 차를 반납하는 방식이다.

렉서스는 최근 RZ450e를 현금이나 카드 할부로 살 수 있게 내부 정책을 변경했다. 현금·카드 할부 구매 시에도 똑같은 할인이 적용된다.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자 잠재 고객군을 개인으로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렉서스 관계자는 “구매를 원하는 개인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판단해 리스 전용 판매를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RZ450e는 렉서스가 UX300e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선보인 전기차다. UX300e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짧은 주행거리(233㎞) 탓에 국내에서 64대만 팔렸다.

RZ450e는 71.4㎾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최대 377㎞를 주행한다. 최고 출력 312마력, 최대 토크 44.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