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출발!"

지난 7일 부산 벡스코(BEXCO) 앞. 가수 겸 방송인 하하가 '기브앤레이스(GIVE N RACE)'의 출발 신호를 알리자 러닝복을 갖춰 입은 사람과 아이 손을 잡은 아빠 등 약 2만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달리면서 기부한다는 기브앤레이스(GIVE N RACE)는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가 2017년부터 진행하는 행사다. 참가비는 한사람당 5만원으로 이 돈은 모두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기부금으로 쓰인다. 원하면 더 많은 기부금을 낼 수도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인 10억1776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지난 8년간 서울, 부산, 용인 등에서 11번의 행사가 열렸고 13만1000명이 총 66억원을 기부했다.

기브앤레이스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달리기를 시작했다. /벤츠코리아 제공

기브앤레이스는 10㎞, 8㎞, 3㎞ 중 하나의 코스를 선택해 달리거나 걸을 수 있다. 이날 모인 약 2만명 중 1만2000명은 부산, 나머지 8000명은 전국 각지에서 왔다. 참가자들과 10㎞를 함께 뛴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겸 벤츠 사회공헌위원회 의장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왔는데 기브앤레이스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많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기브앤레이스는 2만명이 참여해 10억1776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벤츠코리아 제공

부산 해운대구에서 남구로 이어지는 광안대교는 다리 길이만 약 7.4㎞다. 해운대에서 남구로 가는 이 다리 상판의 차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통제됐다. 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이번 행사 참가자에게 푸른색 티셔츠를 선물했는데, 약 2만명이 텅 빈 다리 위를 뛰는 모습은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마티아스 바이틀(가운데) 벤츠코리아 사장이 기브앤레이스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벤츠코리아 제공

벤츠는 국내에서 수년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경쟁사인 BMW에 밀려 2위를 기록했으나 매출 7조937억원, 영업이익 2392억원을 거뒀다. 이익 대부분은 독일 본사와 대주주인 스타오토홀딩스에 배당한다. 2022년 당기순이익 1778억원 가운데 1022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돈만 벌고 사회환원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참가자들이 광안대교 위를 뛰고 있다./박진우 기자

이에 대해 바이틀 사장은 "벤츠코리아는 10년간 464억원을 기부해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고, 외국 기업 중에서는 6위(2022년기준)"라며 "한국에서 기부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벤츠가 준비했지만, 벤츠 로고나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우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4위 시장으로,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 CSR 활동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완주하면 주어지는 메달. 나무로 만들어 컵 받침대로 쓸 수 있다./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