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오는 6월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이고, 7월에 공식 출시할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이름을 당초 알려진 아이오닉7이 아닌 아이오닉9으로 확정했다. 이는 기아(000270) 플래그십(최상위급) 전기차 EV9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9을 전기차 제품군 최상위에 놓을 예정인데, 제품명에 붙는 숫자를 ‘7′로 하면 EV9보다 위상이 낮거나 작은 차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신차는 중형 세단 아이오닉6와 비교해 크기가 두 차급 이상 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출시하는 아이오닉9의 디자인 기반이 된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신형 전기차의 이름을 정할 때 통합 브랜드인 ‘아이오닉’에 차급에 따라 숫자를 붙이고 있다. SUV나 크로스오버는 홀수로, 세단은 짝수로 한다.

아이오닉9의 판매 가격은 EV9보다 다소 비쌀 것으로 보인다. 고급 트림은 EV9처럼 1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당초 업계는 아이오닉에 붙는 ’7′이라는 숫자 때문에 신차 가격이 EV9보다 저렴할 것이라고 봤는데, 현대차가 ‘9′를 붙이면서 높은 가격에 대한 저항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본다.

자동차 회사들은 영어 철자나 숫자로 자동차의 이미지를 구축한다. 이 방식은 상표권 문제를 피하면서 차급이나 성능을 소비자에 직관적으로 알릴 수 있다.

오는 7월 출시하는 아이오닉9의 디자인 기반이 된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는 브랜드 영문명 GENESIS에서 ‘G’를 따와 제품 이름을 짓는다. 중형 세단의 경우 G80, 대형 세단은 G90이 되는 식이다. SUV와 크로스오버에는 G 옆에 V를 붙인다. 준중형 SUV는 GV70, 중형 SUV는 GV80이 된다.

기아는 과거부터 ‘알파벳+홀수 숫자’로 제품명을 정했다. K3, K5, K7, K9 등이다. 최근에는 차급을 키우고 편의품목을 더해 짝수 숫자를 붙인다. K7의 완전변경 신차 이름은 K8로 바꿨고, K3 완전변경 신차는 K4가 될 예정이다. 전기차도 EV6, EV9 등으로 이름을 짓는다.

BMW는 차급과 엔진 배기량을 숫자로 표현한다. 2000㏄ 가솔린 엔진을 얹은 5시리즈 520i가 대표적이다. 다만 최근엔 엔진 다운사이징(엔진의 배기량을 줄이는 것)이 많아 반드시 이 공식이 맞는 건 아니다. 전기차는 브랜드 i에 숫자를 조합해 i5, i7 등으로 표기한다. SUV는 여기에 X를 추가해 iX3 등으로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