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중고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이기 때문이다. 중고 하이브리드차는 시세가 동급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게 형성되고 있다.

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174만9000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42.5% 증가한 39만1000대를 기록해 같은 기간 1.1% 감소한 전기차와 대조를 보였다. 전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도 2022년 16.3%에서 지난해 22.3%로 6%포인트(P) 확대됐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보다 400만~500만원 비싸지만, 가솔린차 대비 효율이 좋고 전기차보다 덜 불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격 경쟁력이 낮다고 여겨져 과거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현대 인증 중고차에 매물로 올라온 사용 기간 3년 미만 싼타페(TM)의 하이브리드 시세는 신차 대비 85%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2년 정도 된 투싼 하이브리드 가격 역시 신차 대비 88% 수준이다.

현대 인증 중고차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싼타페 하이브리드 매물. 2년 6개월·4만㎞ 이상을 주행한 차지만, 가격은 신차 대비 81%일 정도로 방어가 잘된 편이다. /현대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 캡처

최근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은 계약 후 출고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중고차는 구입 즉시 탈 수 있다. 또 도요타·렉서스·BMW 등 수입차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선택지가 넓다. 최근 조사에서 중고차 구입 의향자 10명 중 8명은 하이브리드차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중고 하이브리드차 검색 빈도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현대 인증 중고차 관계자는 “높은 연비, 취·등록세 혜택 등으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소비자 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차는 출고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인증 중고차는 즉각 구매가 가능하고 품질이 보증돼 하이브리드차가 매물로 올라오면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