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089860)이 중고차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렌털(단기 임대) 대상을 신차에서 중고차로 확대하고, 유아용품 렌털 등 비주력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

5일 롯데렌탈 IR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롯데렌탈의 중고차 매각 대수는 1만894대로 전년 동기(1만2956대) 대비 15.9% 줄었다. 판매 대수가 줄면서 중고차 매각 매출은 15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1% 감소했고, 중고차 매각 영업이익은 322억원으로 30.0% 줄었다.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롯데렌탈 제공

롯데렌탈은 그간 신차를 대여하고 계약이 종료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매각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중고차 매각은 롯데렌탈 전체 실적에서 약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매각 물량을 전략적으로 줄이고 있다. 장기 렌터카로 쓰다 반납된 중고차를 곧장 매각하지 않고 1~2년 더 대여하는 것이다. 작년 7월 사내에 '중고차 세이브 영업실'을 신설하고, 같은해 11월 중고차 장기렌터카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를 출시했다. 11년 만에 상업광고에 복귀한 가수 이효리(45) 씨를 브랜드 모델로 섭외하기도 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렌털이 장기적으로 회사 실적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차량을 1~2년 더 보유했을 때 발생하는 감가상각비보다 렌털 요금으로 벌어들일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또 중고차가 렌터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롯데렌탈은 유아용품과 레저·스포츠용품 사업을 진행하던 '묘미' 서비스를 작년 중순 정리하고 중고차 렌털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총 6120대의 차량을 중고차 렌털 사업에 투입했는데, 올해는 1만2648대 투입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렌탈은 물량 확보를 위해 올해 초 신한카드, KB캐피탈과 각각 협약을 맺고 해당 금융사가 보유한 렌터카를 일부 인수하기로 했다. 또 중고 렌터카 계약자가 기간 종료 시점에 해당 차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중고차 소매 판매도 진행한다.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그린카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다. 그린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그린카는 작년에 2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80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그린카 매출은 2018년 734억원에서 2022년 1575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 1210억원으로 23.2% 줄면서 2020년(1213억원) 수준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