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유럽에서 내연기관 고성능차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규제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는 향후 고성능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유럽법인에 따르면 2월부터 i30N과 i20N의 체코·터키공장 생산을 중단한다. 현재 판매 중인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i30N과 i20N은 유럽에서 단종된다. 단 생산을 완전히 끝내지는 않는다. 북미나 호주로 수출되는 소량의 N은 생산을 유지한다.
i30N은 현대차 N의 첫 차로 BMW 고성능 브랜드 M을 총괄하던 알버트 비어만이 현대차로 옮겨와 개발을 주도했다. 국내 첫 핫해치(고성능 해치백)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i20N은 현대차가 WRC(월드랠리챔피언십) 등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해 얻은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개발한 차다. 지난달과 이달 중순 열린 올해 WRC 1·2라운드 이탈리아·스웨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2024 WRC는 총 13라운드로 구성된다.
현대차가 i30N과 i20N을 단종하는 건 유럽의 높은 환경 규제 때문이다. 고성능차에 장착하는 엔진은 배출가스가 많아 환경규제를 피하기 어렵다. 현대차 측은 “(유럽의) 2035년 배출가스 제로 목표에 따라 내연기관 N 모델의 유럽 생산을 2월부터 중단하게 됐다”고 했다.
내연기관 N의 빈자리는 전동화 모델인 아이오닉5N이 채운다. 지난해 9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오닉5N은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능가하는 성능과 배터리 관리 기술로 주목 받았다. 아이오닉5N은 영국 BBC 산하 자동차 전문지 톱기어의 2023년 올해의 차에도 선정됐다. 600마력 이상의 힘을 갖춰 슈퍼 전기차로 불린다.
아이오닉5N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고성능차 시장이 발달한 곳에서 우선 출시됐다. 판매 가격은 기본가 기준으로 국내(7600만원)보다 비싼 1억원 이상이다. 울산에서 전량 생산한다. 지난해 1487대가 만들어져 1007대가 수출됐다.
아이오닉6N도 개발 중이다. 콘셉트카 RN22e에 기반한 이 차는 2025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에서 출시가 예정돼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도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