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타이어의 휠(타이어 안쪽의 금속 바퀴)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휠 직경이 넓은 대구경 타이어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고속 안정성이 뛰어나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 기업들은 대구경 타이어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싼타페는 풀체인지(완전변경)를 진행하면서 신차용 타이어(OE·Original Equipment)를 18~21인치 크기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타이어 직경이 1인치씩 커졌다. 앞서 현대차 그랜저도 풀체인지를 통해 휠 직경을 기존 17~19인치에서 18~20인치로 변경했다. 통상 18인치 이상 타이어를 대구경으로 분류하는데, 기본 타이어로 대구경만 끼운 것이다.

(왼쪽부터) 17인치, 18인치,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현대차 쏘나타. /현대차 제공

수입차도 신차의 휠 직경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형 프리우스는 19인치 타이어를 기본으로 쓴다. 이전 모델은 15인치 타이어를 썼다. 혼다도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풀체인지 신차를 출시하며 기존 17~19인치 타이어를 19인치로만 구성했다.

휠 직경이 커지는 이유는 디자인과 연관이 있다. 대구경 타이어는 차를 측면에서 봤을 때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기가 쉽다. 또 대구경 타이어가 고속 주행이나 코너링에서 더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연료 효율은 떨어진다. 제네시스 G80은 기본 18인치 휠을 쓰는데, 19인치로 바꾸려면 120만원, 20인치로 바꾸려면 3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복합 연비는 G80의 가솔린 2.5 터보 이륜구동 기준으로 18인치는 리터(ℓ)당 10.6㎞인데, 19인치는 ℓ당 10.3㎞, 20인치는 10.0㎞다.

대구경 타이어는 전기차 시대에서 더 보편화될 전망이다. 전기차는 무게가 무겁고 가속이 즉각적이라 주행 안정성이 높은 대구경 타이어를 선호한다. BMW 7시리즈는 내연기관차 타이어가 20인치, 전기차 i7의 타이어가 21인치로 구분된다. 기아(000270) 전기차 EV6는 기본 타이어가 19인치다. 또 차체가 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도 대구경 타이어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구경 타이어 수요 확대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073240), 넥센타이어(002350) 등 타이어 기업의 매출 확대에 기여한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타이어 3사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었다. 작년에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 넥센타이어는 매출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