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 전기차 EV6 GT는 기아가 만든 자동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자동차 주행 성능을 비교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데, EV6 GT는 제로백이 3.5초에 불과하다. 슈퍼카 브랜드와 어깨를 맞댄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기본형 EV6를 기반으로 만든 고성능 차다. 전체적인 외관은 EV6와 큰 차이가 없다. EV6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의 독특한 형태와 개성 있는 헤드램프 모양이 특징인데, 이 디자인은 EV6 GT도 똑같다.

EV6 GT는 고성능차인 점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가 몇 군데 있다. 우선 바퀴에 달린 형광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있다. 기본형 EV6보다 커다란 이 브레이크 캘리퍼는 고성능차에 걸맞은 강력한 제동 성능을 갖추도록 한다.

또 EV6 GT는 기본형 EV6(19~20인치)에 없는 전용 21인치 휠을 장착한다. 커다란 휠은 시각적으로 역동성을 더해준다. 앞 범퍼와 뒤 범퍼의 모양, 후미 반사판의 형상도 기본형 EV6와 다르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길이 4695㎜, 너비 1890㎜, 높이 1545㎜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900㎜다. 현대차(005380)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해 차체 크기 대비 휠베이스가 넉넉하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실내 디자인은 기본형 EV6와 비슷하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똑같이 장착했다. 시트는 얇고 단단한 스포츠 성향으로 EV6와 확연히 다르다. 모터스포츠 경주차에 들어갈 것 같은 시트가 역동적인 주행을 기대하게 한다. 착좌 위치도 기본형보다 낮게 배치돼 노면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며 달릴 수 있다. 이는 장거리 운전에 적합한 편안한 좌석은 아니라는 말이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해 사륜구동으로 움직인다. 전륜 모터 출력은 160㎾, 후륜 모터 출력은 270㎾다. 합산 최고 출력 430㎾(585마력), 최대 토크 75.5㎏f·m를 발휘한다. 내연기관 엔진의 분당회전수(rpm)는 최대 6000~8000회 안팎인데, EV6 GT가 장착한 고성능 모터는 rpm을 최대 2만1000회까지 끌어올린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출발과 저속에서부터 강력하다. 전기차는 토크 전달이 즉각적이라 초반부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특히 주행 모드에 따라 힘의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에코·노멀 모드에서 214㎾(287마력), 스포츠 모드에서 320㎾(429마력), GT 모드에서 430㎾(585마력)를 낸다.

효율을 중시하는 에코 모드에서의 출력도 강한 편이고, 에코 모드에서의 서스펜션(차체의 무게를 받쳐 주는 장치)도 단단하다. 모든 힘을 내뿜는 GT 모드에서는 차가 총알처럼 느껴지는데, 가속 페달을 얕게 밟아도 순식간에 속력을 높인다. 깊게 밟으면 머리가 곧바로 머리받이에 착 달라붙는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회전 구간에선 기술적으로 코너링을 소화한다.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e-LSD)로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안정적이고 빠르게 곡선 구간을 주행한다. 다만 2160㎏에 달하는 공차중량 때문에 상당히 높은 출력에도 가볍고 경쾌하게 달리는 느낌은 들지 않고 묵직하게 힘을 붙이는 편이다. 다른 현대차그룹 전기차처럼 회생제동(감속 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을 0단계에서 4단계까지 설정할 수 있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EV6 GT는 77.4㎾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42㎞를 주행한다. 복합 전비는 3.9㎞/㎾h다. 기본형 EV6와 비교하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와 전비는 낮아졌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EV6 GT의 가격은 7200만원이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267만원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