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지난해 폭스바겐을 누르고 최초로 국내 수입차 시장 4위 브랜드에 올랐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의 영향이 큰데, 오랜 기간 쌓아온 안전에 대한 철학도 영향을 미쳤다. 볼보의 중형 세단 S60은 가족과 함께 타기 좋은 차로 느껴졌다. 경쟁차가 역동적인 주행을 강조한다면 S60은 편안함을 내세운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2024년식 S60은 3세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4780㎜, 너비 1850㎜, 높이 1430㎜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872㎜다.

외관은 과한 구석이 없는 단정한 인상이다. 적당한 크기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알파벳 ‘T’가 가로로 뉘어진 듯한 헤드램프 전조등, ‘디귿(ㄷ)’ 모양의 리어램프는 볼보차가 공유하는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이다. S60은 부분변경에서 외부 생김새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때의 모습을 대체로 이어가는데, 그럼에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돼 보인다. 유행을 잘 따르지 않는 디자인이 갖는 강점이다. 상대적으로 개성은 덜한 편이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S60의 측면을 보면 짧은 오버행(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전면부까지 거리)과 길게 뺀 보닛 라인이 눈에 띈다. 앞쪽에 부품을 덜 넣는 후륜구동차가 주로 갖는 비율인데, S60은 전륜구동으로 이 비율을 구현했다. 볼보는 SPA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연한 설계를 실현해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한다. SPA 플랫폼은 볼보의 플래그십(최고급 기종) 세단 S90, 플래그십 SUV XC90 등에도 적용된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S60의 경쟁 차종인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제네시스 G70 등은 후륜구동을 채택한다. 후륜구동은 역동적인 주행에 강점이 있는 반면 전륜구동차는 뒷좌석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장점이 있다. S60의 2열은 성인이 앉아도 답답함이 없어 패밀리카(가족이 함께 타는 차)로 활용이 가능하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S60은 2.0L(리터) 가솔린 엔진에 기반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쓴다. 48V(볼트) 배터리가 출발과 저속에서 약 14마력의 힘을 더한다. 8단 자동 변속기와 함께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5.7㎏·m를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7초, 복합 연비는 11.8㎞/L다.

S60이 보유한 기본 출력은 강력한데, 도로에서 이를 뽐내면서 달리지는 않는다. 스포티(빠르고 날렵)하게 주행하기보다, 묵직하게 힘을 붙인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차체의 무게를 받쳐 주는 장치)은 안정적인 승차감을 더한다.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보다 가족과 함께 주행할 일이 많은 소비자에 적합해 보였다. S60의 정교함은 가족용 차로 장점이 크다. 가속 페달과 감속 페달의 반응이 꼼꼼해 속력을 세밀하게 조절했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S60의 실내는 다른 볼보차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하지 않고 단정하다. 12.3인치 계기판과 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볼보가 한국 시장을 위해 300억원을 들여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했다.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티맵을 장착했다. 티맵 스토어를 통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차 안에서 구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 화면에서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 시청을 할 수 있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

S60은 나파 가죽 내장재와 크리스털 기어노브(기어를 바꾸는 손잡이), 영국 바워스&윌킨스 음향 시스템, 파노라믹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앞좌석 열선·통풍시트, 뒷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앞좌석 마사지 기능을 탑재했다.

S60은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 유로앤캡(Euro NCAP)이 진행한 안전도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진행한 안전성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받았다.

S60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된다. 가격은 5640만원이다.

볼보 S60. /고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