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하지 못한 경쟁 자동차 회사에 탄소배출권(탄소크레딧)을 팔아 벌어들인 돈이 2009년 이후 총 9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다른 자동차 회사에 17억9000만달러(약 2조3800억원) 어치의 탄소크레딧을 판매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제조·판매해 얻은 탄소크레딧을 중국, 유럽연합, 미국 캘리포니아 등 주요국 평균 배출가스 제한을 초과한 회사에 판매하고 있다. 주로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혼다, JRL(옛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테슬라의 탄소크레딧을 구매하는데, 이들 회사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해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슬라는 탄소크레딧 창출에 추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는다. 단순히 전기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만으로 탄소크레딧이 저절로 생기는 셈이다.
테슬라는 2021년 전년 대비 7% 감소한 15억8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의 탄소크레딧 수익을 올렸고, 이 수익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업계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부터 테슬라는 매년 17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각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 투자를 미루거나 취소한 덕분이다. 업계는 테슬라의 탄소크레딧 수익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