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타타대우가 나란히 2~5톤(t)급 전기트럭 개발에 나섰다. 상용차를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해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시내·마을버스, 1t 소형트럭에 국한돼 있던 전기 화물 시장이 미들마일(middle mile·중간물류)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2월 출시한 신형 더쎈(부분변경)을 기반으로 한 3~5t급 더쎈 전기트럭(EV)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및 평가 과정에 있다. 타타대우는 올해 중반 이후 시범 모델을 공개할 예정으로 이르면 2025년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말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와 업무협약을 맺고 트럭용 배터리팩 공급을 확정지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표준화한 원통형 배터리셀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해 화물차 등 다양한 상용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더쎈에 장착될 배터리는 5t 기준으로 최대 400㎞ 주행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2.5~4t급 트럭 마이티를 전동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얹을 계획인데, 이는 전기차 배터리가 무거워 수소연료전지시스템보다 중량 효율이 떨어지는 데 착안한 것이다. 현대차는 마이티에 수소와 전기 시스템을 동시에 적용하려고 한다.
마이티는 현재 판매 중인 포터 일렉트릭에 비해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어 중·단거리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차는 공차중량과 적재중량을 합친 차량총중량 인증을 받는데, 최대 3.5t인 포터와 달리 마이티는 10.3t까지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 마이티 전기트럭을 출시한 바 있다. 차량 측면에 배터리를 넣은 것을 빼면 국내 판매 디젤모델과 외견상 차이는 없다. 모터 최고출력은 160마력, 최대토크는 102.7㎏f.m로 디젤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토크는 훨씬 높다. 배터리는 중국 CATL의 114.5㎾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 사양이 국내에도 적용되면 마이티 전기트럭은 당장 국내 판매도 가능하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영업용 화물차 친환경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영업용 화물차 43만1000대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은 1t 이하 11.8%, 1t 초과~3t 이하 5%, 3t 초과~5t 이하 18.2%로 5t 이하 화물차가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트럭은 대부분 도심에서 활동하고 있어 도심 대기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형 트럭이 대중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보조금이 없다. 환경부는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편성 과정에서 중형(최대 적재량 1.5t 초과 5t 미만) 전기화물차에 5000만원의 보조금을 책정했지만,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배제됐다. 실제 구매할 수 있는 트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상용차 업계도 전기트럭 출시를 미루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도 단점이다. 수출용 마이티는 주행거리가 200㎞ 내외다. 포터·봉고보다 배터리 용량은 2배 이상이면서 주행거리는 비슷하다. 화물을 많이 실으면 전력 소모가 크고 겨울에는 배터리 활동성이 떨어져 실제 주행거리는 이보다 짧을 가능성이 크다.
충전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기술적으로 승용 전기차나 1t 전기트럭용 충전기를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자주 충전해야 해 다른 전기차 소유자의 불편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