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이 순간에도 세상은 바뀌고, 경쟁자들은 달리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우리가) 뒤처진 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기아(000270) 오토랜드 광명에서 신년회를 열었다. 오토랜드 광명은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에 이 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 생산에 나선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오토랜드 광명에서 출발해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질 전동화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며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자”고 말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와 산업 간 경계 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생존하기 위한 화두로 ‘끊임없는 변화’와 ‘지속 성장’을 제시한 것이다.
정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상황이 언제나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곧 정체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고객들은 항상 지금보다 좋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기대와 다르다고 할지라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 순간에도 세상은 바뀌고, 경쟁자들은 달리고 있다”며 “경쟁자들을 따라잡고 경쟁하기에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전략과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품질과 안전,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가격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 창의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실하게 갖춰 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 의식을 꼽았다. 정 회장은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와 클린 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순환 경제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그래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핵심 요소가 품질”이라며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품질에서 모두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빨리빨리’가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미리미리 준비되어 있는 사람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변화되는 미래를 두려워하고 걱정하기보다, 용감하게 개혁적인 변화에 동참하자”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 회장의 새해 메시지에 이어, 송호성 기아 사장이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공장 운영 방향성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 사장이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중장기 계획을,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부사장이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