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의 대형 전기차 EV9이 판매 부진을 겪는 가운데, EV9과 비슷한 크기의 현대차(005380) 아이오닉7이 내년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아이오닉7의 흥행 여부는 가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31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약 6주간 아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아이오닉7을 양산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 공사를 미리 해두기 위해서다. 아이오닉7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7은 EV9과 같은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아이오닉7의 기반이 되는 콘셉트카 세븐은 2021년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됐다.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실제 양산 모델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확 달라질 때가 많은데, 앞서 판매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는 양산차가 콘셉트카와 유사했다.

아이오닉7 역시 콘셉트카 세븐의 디자인 요소가 대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셉트카 세븐은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가 3200㎜로 EV9보다 100㎜ 길다. 디자인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일자형 램프)에 현대차 전기차의 공통 특징인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접목했다. EV9보다 루프(지붕) 라인이 유선형인데, 후면은 신형 싼타페처럼 선이 직각으로 떨어진다. SK온의 99.8㎾h 배터리를 장착해 400㎞ 후반에서 500㎞ 초반대 주행거리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7 출시를 앞두고 올해 먼저 출시된 EV9은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EV9의 가격은 트림별로 7337만~8397만원인데, 옵션을 추가하면 값이 1억원을 넘어간다. EV9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5364대 판매되는 데 그쳤고, 최근에는 최대 2000만원을 할인하면서 팔았다.

아이오닉7이 EV9과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되면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7의 판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대차 차종은 대체로 기아 차종보다 조금씩 비싸다. 현대차 그랜저(3743만~4638만원)는 기아 K8(3358만~4154만원)보다, 현대차 싼타페(3546만~4373만원)는 기아 쏘렌토(3506만~4193만원)보다 비싸다. 다만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5410만~5885만원)와 기아 EV6(5260만~5995만원)의 가격이 엇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