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지주사 한국앤컴퍼니(000240)에 2020년 이후 두 번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가운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빌미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아 구속돼 경영권 공백을 초래한 조 회장이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의 반격을 허용케 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조현범(왼쪽)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형인 조현식 고문.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2020년 당시 조양래 명예회장이 자녀 중 막내인 조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전부(23.59%)를 넘기면서 불거졌다.

당시 장남인 조 고문,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원에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조 명예회장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형제간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다.

두 남매의 공세에도 조 회장은 2021년 12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선임됐다. 조 고문은 그 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성년후견 심판도 기각돼 형제의 난은 조 회장의 승리로 굳어졌다.

그 뒤로 조 회장은 형, 누나와의 지분 격차를 2배 이상 늘리며 그룹 내 지배력을 키웠다. 그러다 올해 3월 조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다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살아났다. 조 회장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취업이 제한되는 등 사법 리스크(위험요인)가 커질 수 있어서다.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 특수법인(SPC) 벤튜라는 "최대주주(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 이슈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반주주의 요구를 이사회에서 원활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개매수 목적을 밝혔다.

재계는 조 고문이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켜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는 동시에, 조 회장의 도덕성에 상처를 내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조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내년 초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가 조 회장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해 사법 리스크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