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003620)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가 전기차로 출시됐다. 토레스 전기차 '토레스 EVX'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시장을 공략한 내연기관차처럼 경쟁력 있는 가격과 가격 대비 넓은 차체가 장점으로 느껴졌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의 차체는 길이 4715㎜, 너비 1890㎜, 높이 1735㎜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680㎜다. 최저 지상고가 175㎜로 캠핑이나 차박(차에서 숙박)을 위한 비포장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트렁크 용량은 839L(리터)로 경쟁사 전기차 대비 넓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662L까지 확장된다. KG모빌리티는 "모험과 도전 정신의 가치를 담은 정통 SUV 형태의 전기차"라고 소개한다.

디자인은 내연기관 토레스의 강인한 모습을 계승하면서 전기차의 미래 지향적인 꾸밈새를 더했다.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DRL)을 중심으로 앞모습을 구성했고, 전면 범퍼의 색깔을 하나로 통일해 내연기관 토레스보다 정제된 느낌을 준다. 후면부는 스페어타이어 커버를 형상화한 테일게이트(뒷문)를 내연기관 토레스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리어램프(후미등)는 개성 있는 모양으로 꾸몄다. 세로선 3개가 상하 대칭으로 총 6개 있다. 이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곤(坤·땅)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면 번호판 부근에는 리(離·해와 불) 모양의 장식도 있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는 전륜 모터를 통해 최고 출력 152.2㎾(207마력), 최대 토크 34.6㎏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내연기관 토레스보다 최고 출력은 약 22%, 최대 토크는 약 21% 높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초다.

제원을 보면 가속 능력이 평범한데 생각보다 힘이 좋다는 인상을 준다. 속력을 빠르게 높이진 않지만, 저속에서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았을 때 느껴지는 순간적인 힘이 강력하다.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중간 성향으로 대중적인 SUV와 비슷한 질감이다.

엔진음과 배기음 없이 조용하게 출발하지만, 고속에서 풍절음을 잘 잡아내지는 못했다. 또 애플 카플레이가 수시로 끊기고, 순정 내비게이션의 경우 길 안내가 완벽하지 못해 아쉬웠다. 녹색 유도선을 따라 빠져나가는 구간에서 분홍색 유도선을 따라가라고 잘못 안내하는 오류가 종종 나타났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는 패들 시프트(핸들 양쪽에 장착된 기어 변속 패들)를 이용해 회생제동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바퀴를 돌리던 운동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다만 가속 페달 하나로 가감속을 수행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할 만큼 회생제동의 강도가 강력하진 않았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중국 BYD(비야디)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했다. 배터리 용량은 73.4㎾h로 완충 시 최대 433㎞(18인치 타이어 기준)를 주행한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추위에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KG모빌리티는 통상 영하에서 작동하는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토레스 EVX의 경우 영상 8도부터 작동시켜 겨울철에도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게끔 했다고 밝혔다.

토레스 EVX는 모듈 없이 셀에서 바로 팩으로 이어지는 셀 투 팩(Cell To Pack·CTP) 공법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셀-모듈-팩 공정으로 제작되는데, 셀을 곧바로 팩으로 결합해 밀도를 높인 것이다.

토레스 EVX. /고성민 기자

토레스 EVX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지원한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 전력으로 가정용 전자기기 등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한 기술로 캠핑·차박에 유용하다. 토레스 EVX의 복합 전비는 5.0㎞/㎾h(18인치 타이어 기준)다. 토레스 EVX의 가격은 저가(E5) 트림이 4750만원, 고가(E7) 트림이 496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다.

토레스(왼쪽)와 토레스 EVX(오른쪽). /고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