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싱가포르 현지 대학, 정부 연구기관과 함께 연구소를 설립하고 공장 자동화 및 생산 유연화 연구를 진행한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구축한 ‘셀(Cell)’ 방식 유연 생산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에서 만난 데이비드 로우 난양이공대학(NTU) 기계항공공학부 겸임교수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제조 방법을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로우 난양이공대학(NTU) 기계항공공학부 겸임교수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고성민 기자

로우 교수는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과학기술 연구 기관인 과학기술연구청(A*STAR·이하 에이스타) 소속으로 싱가포르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과제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에이스타, 난양이공대학과 함께 싱가포르에 합작 연구소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로우 교수는 “에이스타는 산하에 18개 연구기관을 두고 5000명의 연구원을 확보한 싱가포르 최대 과학 연구기관”이라며 “특히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R&D(연구개발)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R&D가 시장성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져 기업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난양이공대학은 싱가포르 공립대학으로, 이공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QS가 선정한 ‘2024 세계 대학 순위’에서 전체 대학 26위, 공과대학 순위 14위에 올랐다. 서울대(종합 41위)보다 순위가 높다.

조남준 난양이공대학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난양이공대학은 산업계와의 협업을 중시한다”며 “현대차그룹에 앞서 롤스로이스, 콘티넨탈, HP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난양이공대학·에이스타와 삼자 합작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작은 국가이지만, 20억 인구를 확보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배후로 둔다는 강점이 있어 여러 기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하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