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정의선 회장 체제 3년 차를 맞는 현대차(005380)그룹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체질 개선을 꾀하는 중이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이동 서비스 제공 회사로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새로운 기업문화 정착에도 애쓰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SDV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SDV는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와 자율주행, 전장(전자장비) 기술 등 차의 거의 모든 부분을 소프트웨어가 관장하는 차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두권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SDV 분야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그룹은 최상위 업체를 빨리 따라가는 것(fast follower)이 아니라, 이들을 넘어 업계를 끌고 가겠다(first mover)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소프트웨어센터 역할을 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은 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예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3년간 1조707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 투자는 정 회장의 전격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는 "포티투닷은 전기차 글로벌 톱3를 달성할 핵심 두뇌기지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자동차 산업의 본질이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으로 재정의되는 글로벌 이동성 시장에서 이기려면 인재가 필요하다"며 "SW 및 AI 기반 자동차를 같이 만들어 나갈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송창현(왼쪽부터)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박정국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재공략도 현대차그룹의 당면 과제다. 최근 중국은 사회 전반에서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뤄져 SDV 시장의 잠재력이 어느 곳보다 높다고 여겨진다. 전동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시설의 최적화 및 효율화, 현지 맞춤형 제품 강화 등을 추진한다. 또 품질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문화 혁신도 정 회장이 무게를 두고 추진하는 분야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과거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가 강압·수직적인 느낌이었다면, SDV·전동화 등으로 대표되는 정 회장 체제에서는 달라져야 한다는 데 경영진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제 극복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