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가 지난 6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스펙터의 국내 배출가스·소음 인증이 완료됐다. 국내 판매를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난 셈이다. 스펙터는 배터리를 모두 채우면 최대 386㎞(복합, 상온)를 달릴 수 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고성민 기자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롤스로이스 스펙터는 105.6㎾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상온 기준으로 도심 370㎞, 고속도로 406㎞, 복합 386㎞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저온에서는 이보다 주행거리가 짧아져 도심 344㎞, 고속도로 424㎞, 복합 380㎞를 달린다. 스펙터는 시작 가격이 6억2200만원으로 현존하는 전기차 중 가장 비싸다.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실제 가격은 더 높아진다.

디자인은 차체가 뒤로 갈수록 지붕선이 완만히 낮아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문은 2개지만 1열과 2열로 구성돼 4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스펙터는 2021년 단종된 내연기관차 레이스와 던을 잇는 후속 모델이다. 스펙터를 기점으로 롤스로이스는 향후 출시할 모든 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스펙터라는 이름은 '유령, 망령'을 의미한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고성민 기자

스펙터는 삼성SDI(006400)와 중국 CATL가 공급하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리튬배터리를 차체 아래쪽에 장착한다. 100㎾h가 넘는 대용량 배터리로 무게만 700㎏에 달한다. 배터리를 포함한 공차중량은 2975㎏이다.

전기모터는 앞뒤 바퀴에 각각 1개씩 장착돼 최고 584마력의 출력을 낸다. 차의 순발력을 뜻하는 토크는 최대 900N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5초다.

스펙터는 초고가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시장 주문량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롤스로이스는 작년에 국내에서 234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전년 대비 4%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으로 212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172대)와 비교해 23.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전기차 시장에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