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이 찬성하면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쓰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 4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노조는 투표가 종료되면 전주공장, 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의 투표함을 울산공장으로 옮겨 일괄 개표한다. 투표 결과는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현대차 제공

올해 현대차의 제시안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 잠정 합의안을 통해 직원 기본급을 11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인상폭이다. 또 성과급으로 '기본급 400% + 1050만원'을 지급하고 주식 15주(현 주가 기준 약 290만원)와 25만원 어치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배포한 '잠정 합의안 설명자료'에서 '역대 최고 11만원대 임금 인상', '역대 최초 4100만원대 인상 효과'라고 자부하고 있다. 지난 3월 지급한 특별성과금 400만원과 주식 10주 등을 포함하면, 올해 인당 평균 4108만원의 임금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다만 현대차 조합원 중에는 노조 집행부보다 더 강성한 집단도 많아 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이후 현대차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은 세 차례(2008·2016·2017년) 부결된 적이 있다. 타결될 때도 찬성률이 통상 50~60%대다. 강성 집단들은 올해도 투표를 앞두고 "사상 최대 실적에도 제대로 된 투쟁 한 번 하지 못하고 잠정합의를 이뤘다", "압도적인 부결로 사측과 집행부에 강력한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내걸었다.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 노사는 다시 협상에 돌입해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경우 노조의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리포트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영업손실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 7월 말 기준 현대차의 국내 재고는 0.5개월, 글로벌 재고는 1.3개월 수준이어서 국내 공장의 생산 차질은 특히 국내를 중심으로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지엠도 올해 노사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르노코리아 노조가 지난 7월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반대가 53.7% 나왔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두 달여간 협상을 이어간 끝에 이달 15일 2차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국지엠 조합원들도 지난 13일 진행한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서 59.1%가 반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