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대체하는 CLE 쿠페를 내놨다. 쿠페는 승용차를 모양에 따라 분류한 형식의 하나로, 뒤로 갈수록 천장 높이가 낮은 자동차를 말한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서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시승 행사에 참석해 국내 언론 중 가장 먼저 CLE 쿠페를 타봤다.
CLE 쿠페는 전장(차 길이) 4850㎜, 전폭(차 너비) 1860㎜, 전고(차 높이) 1428㎜의 차체를 갖는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는 2865㎜다. CLE 쿠페는 C쿠페와 E쿠페를 융합한 모델인데, 차체만 보면 기존 E쿠페보다 전장이 15㎜ 더 길다.
벤츠 관계자는 "C쿠페 소비자는 좀 더 넓은 차체를, E쿠페 소비자는 좀 더 스포티한 운전 경험을 원했다"며 "C쿠페와 E쿠페 소비자의 요구가 중간에서 만나 CLE 쿠페가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벤츠는 CLE 쿠페를 드림카라고 부른다. 2도어 쿠페 스포츠카라는 독특한 세그먼트가 드림카로서의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실용성보다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날렵한 루프(지붕) 라인과 낮은 지상고(땅과 자동차 바닥 사이의 거리)는 멋을 더한다. CLE 쿠페는 C클래스 세단보다 지상고가 15㎜ 낮다.
전면은 상어의 코를 형상화한 '샤크 노즈' 디자인을 채택했다. 긴 보닛 위에 '파워 돔'이라는 두 줄의 주름을 얹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측면은 짧은 프런트 오버행(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전면부까지 거리)과 큰 휠로 매력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후면은 흐르는 듯한 매끄러운 라인이 특징이다.
차 문을 열고 시트에 앉으면 착좌 위치가 낮아 스포츠카를 운전한 경험이 떠오른다. CLE 쿠페만을 위해 개발한 헤드레스트(머리받이) 일체형 스포츠 시트를 탑재했는데, 스포츠 시트치고는 꽤 푹신한 편이다. 3시간 넘게 앉아 있는 동안에도 엉덩이가 편안했다. 앞좌석 시트는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
옵션으로 부메스터 3차원(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하면 헤드레스트 부근에 2개의 스피커가 추가된다. 머리 뒤에서 몰입감 있는 음향이 뿜어 나온다.
실내 인테리어는 다른 벤츠 차종과 비슷하다. 깔끔하고 미래 지향적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쪽으로 6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신형 E클래스와 마찬가지로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한다.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게임 등 서드파티 앱을 이용할 수 있다.
CLE 쿠페의 파워트레인(동력계)은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된다. 가솔린과 디젤은 모두 48볼트(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한다. 가솔린은 직렬 4기통 또는 직렬 6기통, 디젤은 4기통이다.
시승한 모델은 두 가지였다. 직렬 4기통 가솔린 'CLE 300 4매틱(MATIC)'과 직렬 6기통 가솔린 'CLE 450 4매틱'이다.
CLE 300은 최고 출력 258마력, 최대 토크 400N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6.2초의 성능을 낸다. CLE 450은 최고 출력 381마력, 최대 토크 500Nm, 제로백 4.4초를 발휘한다. 둘 다 9단 변속기와 맞물린다. 복합 연비는 유럽 WLTP 기준으로 CLE 300이 리터(L)당 13.2~14.3㎞, CLE 450이 L당 11.6~12.8㎞다.
CLE 쿠페는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바닥을 단단하게 붙잡고 가속한다. 고속 코너링에서도 쏠림이 적고 안정적이다. CLE 300은 정교하게 반응하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바탕으로 운전자가 차와 한 몸이 된 듯한 감각을 선사했다. 가속할 때 느껴지는 주행 질감은 약간 스포티한 쪽인데, 서스펜션은 부드러워 운전이 편안하다. CLE 450은 보다 높은 출력을 바탕으로 강력하면서 묵직하게 내달린다.
CLE 쿠페는 뒷좌석에 쉽게 앉을 수 있도록 앞좌석 시트에 이지-엔트리(EASY-ENTRY) 기능을 넣었다. 벤츠 차 중 최초로 CLE 쿠페에 도입된 기능이다. 앞좌석 등받이 쪽에 위치한 고리를 당기면 시트가 자동으로 최대한 앞으로 당겨진다. 뒷좌석에 사람이 탑승한 뒤엔 시트를 뒤쪽으로 가볍게 밀기만 하면 된다. 전동식 시트가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간다.
2도어 쿠페 특성상 뒷좌석 헤드룸(머리 위 공간)이 넉넉하지는 못하다. 기존 C쿠페보다는 헤드룸이 10㎜ 높다. 뒷좌석의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은 C쿠페보다 56㎜ 길어졌다. 트렁크 용량은 420리터(L)로, C쿠페 대비 60리터 확대됐다. 트렁크에 골프백 3개를 적재할 수 있다.
CLE 쿠페는 오는 11월 유럽에서 인도를 시작한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CLE 쿠페의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독일에선 CLE 200이 5만8131유로(약 8200만원), CLE 300이 6만8544유로(약 9700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