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국내에 컨버터블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제네시스가 콘셉트카로 선보인 컨버터블(오픈카) 'X 컨버터블'의 양산이 가시화됐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잠정 합의하며, 국내에 컨버터블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가 합의한 '노사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 협약'에는 '대량 생산·판매가 불가능해 기존 양산 라인에서 생산할 수 없는 차종(컨버터블 등 럭셔리 모델, 리미티드 에디션, 신개념 실증모델 등)의 신규 개발과 소량 양산을 위해 다기능·다목적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적정 부지를 검토해 사업성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등 제반 여건이 충족되면, 국내공장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는 문구도 있다. 현대차가 컨버터블 생산 용도의 신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제네시스 X 컨버터블이 양산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네시스 X 컨버터블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직접 제안한 차다.
X 컨버터블은 현대차가 작년 11월 공개한 모델로, 순수 전기로 주행한다. 2개의 문과 4개의 시트를 장착했고, 지붕은 하드톱(지붕을 천이 아닌 단단한 재료로 만든 것) 구조다. X 컨버터블은 지붕을 유리로 만들어 천장을 열지 않아도 차량 내부로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X 컨버터블의 양산이 이뤄지면 현대차그룹이 내놓는 첫 컨버터블이 된다. 올해 초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창의책임자(CCO)는 미국 내 제네시스 딜러들과 연례회의를 갖고 X 컨버터블을 양산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오랜 기간 미국 제네시스 딜러 자문위원회 회장을 맡은 피터 란차베키아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커볼케 CCO가 수백 명의 제네시스 딜러 앞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은 (실제 양산에 다다른다는) 꽤 좋은 신호"라고 전했다.
동커볼케 CCO는 지난 3월 이탈리아 디자인 전문지 오토앤디자인(Auto&Design)과의 인터뷰에선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제안으로 X 컨버터블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4월 미국 뉴욕에서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를 공개할 때, 장 사장이 'X 스피디움 쿠페를 컨버터블로 상상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며 "직후에 우리는 X 컨버터블 콘셉트를 설계하는 일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X 컨버터블의 양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