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전기차 충전비를 지원하고, 수백만원을 할인 판매한다. 수요가 꺾이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객이 전기차 전용 금융상품인 E-파이낸스를 이용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60만 크레딧(1크레딧 = 1원)을 준다.
160만 크레딧은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20인치 타이어·전비 4.9㎞/㎾h)를 구매했을 때 약 1년 반 동안 충전(연 1만5000㎞ 주행 기준)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아이오닉5·아이오닉6·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할 때 기본으로 80만 크레딧을 주고, 신차 할부·리스·렌트 등을 이용하면 추가로 40만~80만 크레딧을 더 준다.
E-파이낸스는 5.7%이던 할부 금리도 4.7%(36개월 기준)로 낮췄다. 현재 현대차 판매 차종 중 4%대 이하 금리를 적용하는 건 아반떼와 코나(가솔린), 전기차뿐이다.
재고 할인은 그 폭을 더욱 넓혔다. 지난해 말 생산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는 400만원 할인한다. 6월엔 할인금액이 250만원이었는데, 150만원 늘렸다. 작년 12월 만들어진 5600만원짜리 아이오닉6 익스클루시브를 서울에서 구매하면 국고·지자체 보조금 860만원까지 합해 4340만원에 차를 살 수 있는 셈이다.
1~3월 생산분은 300만원, 4~5월 생산분은 200만원을 할인한다. 6월 생산된 전기차는 100만원 할인한다.
현대차가 이런 파격 혜택을 꺼내 든 이유는 최근 부진의 정도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의 올해 판매량은 1만854대로 전년 대비 40.4% 줄었고, 7월 판매량 역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5% 감소했다. 제네시스 G80(전동화 모델), GV60, GV70(전동화 모델)도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57.0%, 31.2%, 15.6%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오닉6, 올해 5월 출시한 코나 일렉트릭도 고전 중이다. 두 차는 7월 판매량이 전달 대비 각각 0.6%, 64.2% 줄었다.
현대차 전기차 중에서 선전하는 건 포터 일렉트릭이 유일하다. 포터 일렉트릭은 올해 7월까지 1만8880대가 판매돼, 1만2264대였던 전년과 비교해 53.9% 늘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부품 주요 협력사에 이달부터 9월까지 부품 생산을 15~20%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온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협력사에 부품 감산을 요청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