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 경형 전기차 레이 EV의 최대 주행거리가 210㎞(상온, 복합)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 전기 승용차 중 첫 중국산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얹은 차로, 오는 9월 출시가 예정돼 있다.
3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기아 레이 EV는 지난달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일반 승용 모델과 화물칸을 가진 밴으로 출시되며, 87마력 전기모터에 35㎾h 배터리를 장착한다.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LFP배터리다. 이전에도 CATL 배터리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등에 장착된 사례가 있지만, LFP배터리는 이번이 첫 장착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005380) 경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EV(가칭)에도 이 CATL LFP배터리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LFP배터리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삼원계(NCM)배터리 대비 30~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흔한 소재인 철(Fe)을 양극재로 사용해서다.
다만 에너지밀도가 삼원계배터리에 비해 낮아 주행거리도 다소 짧다. 저온에서의 효율도 떨어지는 편으로, 레이 EV도 저온 최대 주행거리(복합)는 163㎞에 불과하다. 경차 특성상 원가 측면에서 LFP배터리 장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력계는 미국 자동차 부품사 보그워너의 A세그먼트용 iDM(통합구동모듈)을 장착한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핵심 부품인 동력계를 외부에서 공급받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iDM은 전기모터와 변속기, 인버터를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고효율 경량 구조가 특징이다. 역시 캐스퍼 EV에도 장착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