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소프트웨어 개발 문제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90의 출시일을 6개월가량 늦추기로 하면서 올해 국내에서 선보이는 신차가 하나도 없게 됐다.

24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볼보는 EX90을 내년 중순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당초 올해 연말부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었는데 6개월 늦춘 것이다.

볼보 EX90. /볼보 제공

EX90은 기아(000270) EV9과 경쟁하는 7인승 대형 전기 SUV다. 길이 5037㎜, 폭 1964㎜, 높이 1744㎜의 거대한 차체를 갖는다. 2개의 전기 모터로 합산 408마력(트윈 모터 모델) 또는 517마력(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의 출력을 낸다. 111㎾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유럽 WLTP 기준 600㎞를 주행한다. 고성능 컴퓨터, 8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의 위치를 가늠하는 장치) 등을 탑재한다.

볼보는 소프트웨어 개발 문제로 EX90의 출시일을 미룬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소프트웨어의 추가 개발이 필요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소프트웨어 코드의 복잡성으로 EX90의 출시를 5~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볼보는 "엔지니어들에게 필요한 모든 점검과 테스트를 수행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올 연말에 국내에서 EX90을 출시하고 내년 중순쯤 인도한다는 볼보자동차코리아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된 소형 전기 SUV EX30의 국내 출시일도 미정이라, 볼보는 올해 국내에서 신차 없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국내에 EX30과 EX90을 선보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풀체인지(완전변경)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신차 출시 없이도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XC60과 XC40 등 주력 모델의 백오더(주문대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볼보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8463대를 판매하며 작년 상반기(7013대) 대비 판매량을 21% 확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3사에 이어 수입차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그룹도 전기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문제로 신차 출시 일정을 늦춘 바 있다. 전기차 아우디 Q6 e트론과 포르셰 마칸EV의 출시일을 1년가량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