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주차가 어려운 비좁은 곳에서 바퀴가 90°로 꺾인다. 차는 마치 게처럼 옆으로 움직여 평행주차를 능숙하게 해낸다. 차가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어 더이상 진행할 수 없자, 앞뒤 바퀴가 바깥쪽으로 45°씩 기울어지더니 제자리서 돌아 방향을 바꾼다. 차는 뒤로 후진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골목을 빠져 나온다.

e-코너 시스템을 활용한 크랩주행.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로 삼고 있는 e-코너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목적기반차(PBV) 구현을 위한 필수 기술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 시스템은 구동 모터와 로테이션 조향 기능,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 모듈화해 각 바퀴에 적용한 기술이다. 전동화, 자율주행과 연동한 승객 및 물류 운송 모빌리티에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에 e-코너 시스템이 적용되면 부품 사이 기계적 연결이 불필요하다. 때문에 자동차 실내 공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실내 공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 변경이 쉬워지고, 문의 방향이나 차 크기 설계도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e-코너 시스템을 활용한 제로턴. /현대모비스 제공

이에 따라 e-코너 시스템은 카페, 병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이동 중에 할 수 있는 목적기반차에 적합하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서산 주행시험장과 인근 도로를 달리며 다양항 주행모드를 시연한 e-코너 시스템 실증차도 공개했다. 이 차는 바퀴를 90°로 만들어 게처럼 옆으로 가는 ‘크랩주행’이나 피겨스케이팅 제자리서 도는 ‘제로턴’이 가능하다.

또 바퀴를 45°로 해 비스듬하게 달리는 사선주행, 운전자가 지정한 차 내외부 임의 위치를 중심축 삼아 원하는 각도로 차를 회전시키는 피봇턴도 자연스럽다. 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할 때, 사선주행을 활용하면 부드럽게 추월할 수 있고, 전면주차가 필요할 때는 피봇턴으로 차를 돌리면 돼 주차를 손쉽게 할 수 있다.

e-코너 시스템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양산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첨단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조향, 제동은 물론,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을 독자 개발한 역량, 각 시스템의 융복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