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오는 10월 출시할 GV80을 시작으로 전 차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다. 현대차(005380)그룹 제품 중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디스플레이에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애플 제품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투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기술이 적용됐다. 애플은 OLED 아이패드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14일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오는 10월 GV80 부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G80, GV70 부분변경(2024년 상반기), GV60 부분변경(2025년 상반기), GV90(2025년 하반기) 등 전 차종에 인포테인먼트용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예정이다.
GV80 부분변경 모델부터 들어가는 OLED 디스플레이는 대각선 길이가 27인치(68.58㎝)다. 흔히 볼 수 있는 16:9, 4:3 화면 비율보다 가로가 긴 파노라믹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실내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기아 EV9 등에 채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패널 2개를 이어 붙였다. 제네시스에 들어간 디스플레이는 패널을 하나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링컨이 2021년 중국 전용 모델로 선보인 세단 제퍼의 실내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모습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쓰인 투스택 탠덤이라는 기술은 빛을 내는 발광층을 두 겹으로 한 것이다. 발광층이 두 겹이면 이론적으로 디스플레이의 밝기는 2배, 내구성(수명)은 4배 높아진다. 햇빛 등에 영향을 받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에서 높은 수준의 화면 질감을 낼 수 있다. 또 고정 화면 분위에 생기는 열화 현상(번인·Burn-in)에도 비교적 강한 편이다.
OLED는 구조가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간단해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실내를 디자인할 때 좀 더 자유롭다는 의미다. 전기차에는 전기장비(전장)가 많이 들어가는데, OLED는 전력소모도 낮은 편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제품을 전기차로만 낼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투스택 탠덤 OLED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공급하고 있다. MBUX 하이퍼 스크린이라고 불리는 벤츠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이 기술이 활용된다. 해당 디스플레이에는 17.7인치 OLED 등 여러 디스플레이가 사용된다.
20인치 이상 자동차용 OLED 디스플레이는 제네시스에서 처음 장착된다. LG디스플레이는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에는 30인치대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