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현대차(005380)그룹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 스포츠카 GT1의 개발에 돌입했다. 이르면 오는 8월 시제품의 테스트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셰 타이칸과 유사한 고성능 그란투리스모(장거리를 고속으로 편안하게 이동하는 차)가 목표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생산 중인 EV6. /기아 제공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아 GT1 등 고성능 전기차 제품군에 적용할 전기모터의 성능과 배터리 용량을 최근 결정했다. 먼저 배터리 용량은 113.2㎾h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기아 EV9에는 SK온의 99.8㎾h 배터리를 장착하는데, GT1 배터리는 이보다 용량이 크다. 그룹 내 최고 용량 배터리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볼보차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90, 폴스타 대형 전기 SUV 폴스타3는 업계 최고 수준의 111㎾h 배터리가 장착돼 최대 600㎞ 주행(유럽 기준)이 가능하다. GT1의 배터리는 이를 뛰어넘어 최대 700~800㎞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제공

GT1은 앞바퀴와 뒷바퀴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한다. 현재 200㎾급 모터를 기반으로 160㎾(전륜)+160㎾(후륜), 200㎾+250㎾ 등 다양한 조합이 고려되고 있다. 가장 고성능 제품은 450㎾로, 포르셰 타이칸 GTS의 성능(440㎾)보다 좋다. 현재 기아 전기차 중 최고 성능인 EV6 GT(430㎾)보다 출력이 높다. 출력이 높으면 같은 시간에 더 빠른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GT1에 사용되는 eM 플랫폼은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표준화하고, 모듈화(기능 사용이나 교환이 편리하도록 독립 단위로 설계된 부품 덩어리)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가 핵심이다. 제품 용도와 형태에 최적화된 개발 유연성을 특징으로 한다.

기아는 GT1을 시작으로 eM 플랫폼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 연간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005380) 역시 제네시스를 포함해 17종의 전기차를 2027년까지 출시한다. 2030년 연간 187만대 판매를 목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