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현대차(005380) 국내생산 담당 부사장(대표이사)이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 자리에서 성숙한 노사관계 구축을 주문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의 요구안이 과하며 성숙한 노사 관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사장은 “포드나 테슬라와 같은 경쟁사도 현대차와 기아(000270)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노사관계도 이런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차의 단체협약은 국내 최고 수준임에도 올해 요구안이 너무 많아 부담이 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을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하고,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현대차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의 작년 순이익은 7조9836억원으로, 이 중 2조3951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순익의 30%를 현대차 직원으로만 나누면 인당 평균 약 3300만원이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에는 정년을 60세에서 64세로 연장하고 상여금을 기본급의 750%에서 900%로 증액하자는 내용도 있다. 전기차 직원 할인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하고, 25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도 전기차 할인을 25% 받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노조는 상견례 직후 발간한 소식지에서 “사상 최대 성과에 합당한 분배를 실천해야 한다. 앓는 소리, 기만적인 교섭행태를 반복하면 반드시 박살 낸다”고 적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4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쳤는데, 올해는 쟁점 합의가 쉽지 않아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아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7조2331억원으로, 영업이익의 30%는 2조1699억원이다. 이를 직원에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인당 평균 약 6000만원이다. 기아 노조는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고, 주 4일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