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52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출시되자, 소비자 사이에선 “가격이 파격적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일 GM 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전날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시작가가 2052만원부터다. LS 트림 2052만원, LT 트림 2366만원, 액티브(ACTIV) 트림 2681만원, RS 트림 2739만원이다. 공식 출시를 이틀 앞두고 쉐보레 홈페이지에 “2052만원부터 판매한다”는 내용이 잠시 유출됐는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실이 퍼졌을 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를 믿지 않을 정도였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쉐보레 강남전시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성민 기자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판매 가격은 미국보다 저렴하다. 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작년 10월 미국에서 먼저 공개했다. 미국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격전지여서 자동차 판매 가격이 통상 타국보다 낮은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 가격이 오히려 미국보다 약 700만원 저렴하다. GM은 미국에서 최저가 트림 LS의 가격을 2만1495달러(약 2750만원)로 책정했다. 최고가 트림 RS도 미국 판매가격은 2만4995달러(약 3200만원)로, 국내 가격이 약 460만원 저렴하다.

국내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LS 트림(2052만원) 기준으로, 현대차(005380)의 경차 캐스퍼 풀옵션(2057만원)보다 5만원 저렴하다.

쉐보레 강남전시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구경하려는 고객들이 전시장에 엄청나게 찾아오고 있다”며 “출시일인 지난 22일엔 워낙 사람들이 많아 차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외부만 둘러보고 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쉐보레 강남전시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전시돼 있다. /고성민 기자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성격을 나눠 가진다. 주로 소형 SUV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차 코나(2468만원), 기아(000270) 셀토스(2160만원), KG모빌리티(쌍용차) 티볼리(2134만원), 르노코리아자동차 XM3(1995만원) 등과 견줬을 때 저렴하다. XM3 가솔린은 가격만 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57만원 저렴한데, 2020년 3월 출시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신차 효과를 고려하면 트랙스 크로스오버 쪽이 저렴해 보인다.

최저가 LS 트림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와 LED 테일램프, 오토 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정지해 있는 기능), 차선 유지 보조, 차선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 등을 탑재한다. 35만원을 추가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패키지로 묶이며 옵션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쉐보레 강남전시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전시돼 있다. /고성민 기자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길이 4540㎜, 폭 1825㎜, 높이 1560㎜로 소형 SUV 경쟁군에서 차체 크기가 큰 편이다. 경쟁군 대비 출력은 낮은 편으로, 1.2리터(ℓ) 3기통 엔진을 쓴다. 최고 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22.4㎏·m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내수 확대를 위한 의지를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가에 담았다”고 말했다. GM은 작년 국내에서 연간 3만7237대를 판매해 KG모빌리티(6만8666대), 르노코리아(5만2621대)보다 판매량이 적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국내 판매량(8만976대)의 절반이 채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