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외장 색깔로 녹색(그린)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005380) 아반떼와 코나, 기아(000270) K8은 올해 녹색을 신규 내외장 색상으로 연이어 내놓고 있다.

딥그린 색상의 기아 K8 내장. /기아 제공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출시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아반떼는 내장 색깔로 세이지 그린을 추가했다. 지난 1월 출시한 풀체인지(완전변경) 코나는 외장 색깔로 미라지 그린을 추가했고, K8은 이달 시그니처 스페셜 트림을 신설하며 내장 색깔로 딥그린을 신규 투입했다. 녹색을 바탕으로 한 자동차 내외장 색깔을 연이어 시장에 출시한 것이다.

앞서 제네시스는 2021년 G90 풀체인지를 출시하며 한라산 그린을 외장 색깔로 추가했고, 작년 G70 슈팅브레이크에도 이 색깔을 투입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과 GV80은 2020년부터 카디프 그린을 외장 색깔로 도입해 판매 중이다. 특히 GV80은 모델을 대표하는 색상도 무채색이 아닌 카디프 그린으로 지정돼 있다.

미라지 그린 색상의 현대차 코나 외장. /현대차 제공

녹색은 자동차 내외장 색깔에서 비주류로 꼽힌다. 흰색이나 검정색, 회색, 은색 등 무채색이 대부분이고 유채색 계열이 일단 흔치 않다. 유채색 중에서도 녹색은 국내 자동차 판매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인기 없는 색상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 엑솔타(AXALTA)가 매년 발간하는 ‘글로벌 인기 색상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색깔은 흰색(33%), 회색(22%), 검정(17%), 파랑(11%), 은색(6%), 빨강(6%), 갈색(2%), 노랑(1%), 녹색(1%) 순이었다. 녹색은 거의 매년 최하위를 기록해 왔다.

최근 들어선 녹색의 인기가 눈에 띄는데, 지난 1월 출시한 코나는 이달 중순까지 두 달여간 아틀라스 화이트(46.6%),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19.8%), 미라지 그린(13.8%)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코나의 외장 색상은 위 3개를 포함해 네오테릭 옐로(노랑),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회색), 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빨강), 어비스 블랙펄(검정), 슈팅스타 그레이 매트(회색) 등 8가지인데 녹색이 전체 판매량에서 3위다.

세이지 그린 색상의 현대차 아반떼 내장. /고성민 기자

K8은 이달 초 시그니처 스페셜 트림을 신설했는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탑재하고 내장을 딥그린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트림과 차별점인데, 이 트림이 공개된 이후 K8 계약자 사이에선 “딥그린 색상이 마음에 들어 트림을 변경 계약했다”는 반응이 다수 나왔다.

기아가 작년 출시한 신형 니로도 외장 색상에 시티스케이프 그린을 추가했는데, 사전계약자 기준으로 파랑·검정·빨강을 제치고 선호도 3위를 기록했다. 스노우 화이트펄(51.3%), 인터스텔라 그레이(13.9%), 시티스케이프 그린(12.6%), 미네랄 블루(9.4%), 오로라 블랙펄(7.1%)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엑솔타가 조사하는 글로벌 인기 색상 보고서에서 녹색은 작년 노랑·갈색을 제치고 선호도 7위로 뛰어올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해 고상하면서도 촌스럽지 않고 독특한 색깔을 개발하는 흐름에서 녹색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흰색이나 무채색이 인기가 높아, 감가상각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