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연초부터 2024년형 연식변경 신차를 출시했다. 파워트레인(동력계)이나 디자인 변화 없이 옵션과 가격만 바뀌는 연식변경 모델은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출시되는데, 연초부터 연식변경 모델이 나온 점은 이례적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지난 1일 니로 하이브리드·니로 EV의 연식변경 모델 'The 2024 니로'를 출시했다. 연초부터 '2024년형 니로'라고 이름 붙인 것도 어색한데, 연식변경이 출시되는 시점도 과거보다 빨라졌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2022년 1월 풀체인지(완전변경) 출시 이후 1년 1개월만, 니로EV는 2022년 6월 풀체인지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연식변경 모델이 나왔다.

The 2024 니로. /기아 제공

니로 하이브리드는 2016년 3월 1세대 모델이 나왔다. 이듬해인 2017년 5월 연식변경을 거쳤고, 2018년엔 연식변경이 없었다. 2019년 3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출시했는데, 그 이듬해인 2020년에도 연식변경 출시는 없었다. 2016~2020년 5년간 3차례 신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다 카플레이션(car+inflation) 현상이 본격화한 2021년 하반기부터 출시 주기가 빨라졌다. 2021년 6월 연식변경과 2022년 1월 풀체인지, 2023년 2월 연식변경으로 3년 연속 신모델이 나왔다. 출시 주기도 각각 7개월, 1년 2개월로 빠른 편이다.

'The 2024 니로'는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파워트레인과 디자인 변화가 없다. 트림별로 전자식 룸미러(ECM)나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 레인센서 등 일부 고급 옵션을 추가 장착했다. 가격은 니로 하이브리드가 트림별로 44만~80만원, 니로EV가 210만~215만원 올랐다. 니로EV 계약자 사이에선 "디스플레이 화면을 키워준 것도 아니고 필요 없는 옵션을 달고 가격만 올렸다"는 불만이 다수 나왔다.

기아는 지난 8일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니로 플러스의 연식변경 모델 'The 2024 니로 플러스'도 출시했다. 니로 플러스는 1세대 구형 니로EV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로 니로 플러스는 택시나 업무 용도 차량으로 특화한 차다. 작년 5월 최초로 출시됐는데, 9개월 만에 연식변경 모델이 나왔다. 기아는 이번에도 '2024년형 니로 플러스'라고 명명했다.

기아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사양을 기본화하고 신규 사양을 추가하며 상품성을 강화했다"고 했는데, 'The 2024 니로 플러스'는 전자식 룸미러와 크루즈 컨트롤,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등 옵션을 추가 적용하고 가격을 160만~185만원 올렸다.

아직 2월인데 2024년형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름만 봐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마치 갓 출시한 신차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들이 몇 년 뒤 중고차 시장에 나오면 적정 가격 산정에도 혼선이 올 수 있다.

중고차 수요자들은 제조사가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연형보다 자동차 등록증에 표시된 제작 연도(연식)와 최초 등록일을 살펴봐야 한다. 연식도 맹신할 수는 없는데,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차대번호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은 '자동차가 실제 생산된 연도와 관계없이, 24개월 이하의 생산기간 내에 각각의 자동차 모델을 구별하여 지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연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연식변경을 과거보다 자주 출시하는 목적이 가격 인상이라고 보고 있다. 연식변경은 페이스리프트나 풀체인지와 달리 옵션만 조정하기 때문에 개발비가 크게 들지 않는데, 이를 명목으로 차 값을 확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카플레이션 현상을 빌미로 차량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옵션 선택폭의 확대나 불필요한 옵션 강매 금지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