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컴패스를 '도시 모험가들을 위한 차(For Urban Adverturers)'라고 소개한다. 컴패스의 차체는 작지만, 비포장도로를 헤치는 지프의 DNA를 품고 있다는 의미다. 차명부터 나침반(Compass)이다.
컴패스는 레니게이드를 제외하면 지프가 출시하는 차 중에서 덩치가 가장 작다. 셀토스·코나를 비롯해 콤팩트 SUV 시장에는 세련된 독일 차가 많은데, 컴패스는 거친 미국의 개성이 짙다.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한 장점을 갖췄으나 포장도로(온로드)에서의 주행은 다소 아쉬웠다.
시승한 지프 컴패스는 세 가지 트림 중 최상위인 S 2.4 AWD(사륜구동) 모델이었다. 컴패스는 전장(차 길이) 4420㎜, 전폭(차의 폭) 1820㎜, 전고(차 높이) 1650㎜다. 초보 운전자도 도시의 좁은 골목을 손쉽게 빠져나가는 크기다.
컴패스는 2018년 2세대 모델이 출시됐고, 작년 중순 부분변경으로 신차가 출시됐다. 전면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은데, 지프의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세븐-슬롯(7개의 구멍)이 입체적으로 바뀌었고 세븐-슬롯 아래 중간 그릴의 크기가 좌우로 확 커졌다.
컴패스는 2.4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3.4㎏·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6단 자동(최하위 리미티드 FWD 트림) 또는 9단 자동(리미티드 AWD 또는 S AWD)을 채택했다. 공인 연비는 9.6~9.7㎞/ℓ다.
컴패스의 장점은 오프로드에 있다. 세단이면 유턴했을 만한 가파른 비포장도로 산길을 편안하게 넘었다. 최대토크를 각각의 바퀴에 온전히 전달해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높이는 지프의 액티브 드라이브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이다. 컴패스는 자동·눈길·모래·진흙 등 네 가지 험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주행 모드에 따라 변속 패턴과 엔진 성능, 토크 분배를 조절해 차량 견인력을 스스로 최적화한다. 비교적 높은 지상고(바퀴 하단부터 차 바닥까지의 거리)를 바탕으로 최대 19인치(약 50㎝) 높이의 계곡도 헤친다.
SUV가 세단 판매량을 추월하며 우세종이 된 가운데, 지프는 원주민처럼 오프로드와 험로를 헤치는 개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험가를 위한 차라는 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반면 온로드 주행은 아쉬웠다. 제원상 출력(175마력)보다 실제 주행에서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 가속 페달을 깊게 꾹 밟아도 속력이 제대로 붙지 않는데, 이는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rpm(분당회전수) 영역대가 6400rpm으로 꽤 높기 때문이다. 공차중량이 1650㎏으로 차급 대비 무거운 영향도 있다.
출발이 더디고, 시속 80㎞를 넘어갈 때부턴 가속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또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오프로드를 주행하듯 거칠게 넘는다.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충격이 꽤 컸다.
컴패스는 실내에 10.25인치(S트림) 계기판과 10.1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운전대에 있는 누르는 방식의 물리적 버튼은 3~4년 전 출시된 신차를 보는 듯하다. 요즘 신차들의 터치식 버튼이 되레 불편할 때가 많아 실내 디자인은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앞좌석 열선·통풍 시트를 기본 장착했다. 컴패스 모델 최초로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뒷좌석에도 열선 시트를 탑재했다.
컴패스의 적재 용량은 770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93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컴패스의 가격은 리미티드 2.4 FWD가 5140만원, 리미티드 2.4 AWD가 5440만원, S 2.4 AWD가 56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