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최초로 오픈카(컨버터블)를 양산한다. 현대차의 첫 오픈카는 작년 11월 콘셉트카로 공개한 제네시스의 ‘X 컨버터블’이다.
26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창의책임자(CCO)는 올해 초 미국 내 제네시스 딜러들과 연례회의를 갖고 X 컨버터블을 양산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미국 제네시스 딜러 자문위원회 회장을 맡았고, 뉴저지주에서 제네시스 판매점을 운영 중인 피터 란차베키아는 “동커볼케 CCO가 수백명의 제네시스 딜러 앞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은 (실제 양산에 다다른다는) 꽤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란차베키아 회장은 “X 컨버터블이 20만달러(약 2억5000만원)를 넘을지, 30만달러(약 3억7000만원)를 넘을지 모르겠다”면서도 “X 컨버터블이 전시장에 나오면, 많은 벤틀리 ‘컨티넨탈 컨버터블’ 차주들이 트레이드인(타던 차를 중고차로 넘기고 추가 할인을 받는 방식)으로 X 컨버터블을 구매할 것으로 장담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X 컨버터블은 제네시스의 진정한 플래그십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판매량은 적겠지만, 제네시스가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라는 인식을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X 컨버터블은 제네시스가 작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공개한 컨버터블 콘셉트카다. 전기차인데, 모터나 배터리의 성능 등 상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X 컨버터블은 하드탑 문루프를 적용해 자동차 천장을 열지 않더라도 차 내부로 햇빛이나 달빛이 들어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면은 제네시스 대표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방패를 연상시키는 모양 그릴)을 ‘두 줄 헤드램프’와 연결했다.
외장 색상은 신성하고 기품 있는 두루미의 자태에서 영감을 얻은 흰색 계열 ‘크레인 화이트’, 내장 색상은 한국 전통 가옥의 지붕에서 영감을 얻은 ‘기와 네이비’와 ‘단청 오렌지’다.
X 컨버터블은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전면부까지 거리), 긴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를 채택했다. 운전석은 디스플레이가 조작계와 운전자를 감싸는 독특한 형태다.
동커볼케 CCO는 X 컨버터블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작년 11월 미국에서 이 차를 공개하며 취재진이 양산 가능성을 묻자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것을 가능하게끔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섹시할 수 없다고들 하지만, 제네시스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X 컨버터블은 현대차그룹 최초의 오픈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초대형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유일하게 오픈카를 생산하지 않았다. 현대차 투스카니 컨버터블, 기아(000270) 쏘울스터 등 콘셉트카는 많았지만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996년 기아가 오픈카 엘란을 출시한 적이 있지만, 영국 로터스에서 생산설비를 가져온 것으로 자체 개발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