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마이너스 옵션’으로 차를 받은 차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반도체 수급이 안돼 출고가 늦어지자 열선 시트 등 일부 기능을 뺀 마이너스 옵션으로 차를 출고했다. 자동차 회사는 이들 옵션을 “추후에 달아주겠다”고 했는데, 수개월이 지나도록 장착되지 않고 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쉐보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 차주 사이에선 “열선 핸들과 열선 시트를 서둘러 탑재해달라”는 요구가 많다.
트래버스는 올 초부터 1열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을 뺀 차량을 판매했다. 열선 시트를 빼면 6만원, 열선 핸들을 빼면 3만원을 할인했고, 부품이 들어오는 시점에 무상으로 이 기능을 장착해주기로 했다. 쉐보레는 순차적으로 트래버스의 열선 핸들·시트를 장착하고 있는데, 지난 7월 이후 출고한 차들은 아직 열선 핸들·시트가 없다.
마이너스 옵션으로 차를 출고한 다른 브랜드 차주들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해 불만이다. 포르셰는 작년 5월부터 SUV ‘카이엔’ 등에서 전동 스티어링휠 옵션을 뺐다. 전동 스티어링휠은 운전대 높낮이를 버튼을 눌러 전동식으로 조절하는 장치다.
포르셰는 당시 “추후 부품이 수급되면 전동 스티어링휠로 바꿔주겠다”고 공지했으나, 교체 작업은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신 수동 스티어링휠을 계속 이용하면 옵션 가격 30만원을 환불하고 현금 100만원과 보증 기간 1년 연장(200만원 상당)의 보상을 주겠다고 최근 공지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6~9월에 출고한 ‘아반떼’ 등 일부 차종의 스마트키를 기존 2개에서 1개로 줄였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1개만 우선 지급하고, 추후 부품이 마련되면 순차적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나 아직 잔여 스마트키는 지급되지 않았다.
기아(000270) SUV ‘셀토스’도 같은 기간에 스마트키를 1개만 지급했는데, 아직 나머지 스마트키가 차주들에 제공되지 않았다. 이들 사이에선 “10월 이후 출고한 신차는 스마트키를 두 개씩 주면서 기존 고객에겐 왜 아직 안 주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작년 6~10월에 출고한 E클래스 등 일부 모델에 4세대 이동통신(4G)인 롱텀에볼루션(LTE) 모듈을 뺐다. 이 모듈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 문을 여는 ‘메르세데스 미’와 긴급 구조요청 신호(SOS) 기능 등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벤츠는 추후 부품이 수급되면 서비스센터를 통해 무료 장착해주기로 했는데, 1년여 뒤인 올해 4월쯤부터 이 모듈을 장착해줬다. 대신 대상 차량의 보증기간을 1년 무상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