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2년여 만에 대규모 연말 할인을 펼치고 있다. 할부 금리가 오르며 수요가 위축되자 적극적인 재고 할인에 나서는 것이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연말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최근 국내에서 공격적인 할인을 도입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3′는 12%, 세단 ‘A4′는 15%, ‘A5′는 15%, ‘A6′는 딜러사에 따라 최대 26%를 할인한다. 만약 7044만원짜리 ‘A6 45 TFSI’ 트림을 현금 일시불로 구매하면 26%(1831만원) 할인받아 521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자동차는 대체로 할부로 많이 사는데, 아우디는 36개월 무이자 혜택도 꺼내들었다. 선수금 30%를 넣으면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할인폭은 줄어든다. A6의 경우 21%(1479만원)로 5%포인트 낮아지는데, 이 경우 가격은 5565만원으로, 현대차(005380) 그랜저 풀옵션(5605만원)보다 약간 저렴하다.
할인폭이 큰 만큼 단점도 있다. 할인이 큰 A6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아우디의 상징으로 불리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빼고 일반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했다. 매트릭스 LED는 촘촘하게 배열된 광선을 통해 상향등과 하향등의 밝기와 기능을 높이는데, 자동차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눈매가 날렵하고 방향지시등·경고등 역할을 하는 황색등이 위쪽 테두리에 위치하는 반면, 일반 LED 헤드라이트는 눈매가 다소 둔하고 방향지시등·경고등이 구식 느낌을 준다.
아우디 외 다른 수입차도 큰 폭의 할인을 내걸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 적체가 이어졌는데, 금리가 오르고 신차 구매 심리가 꺾이자 재고 처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연말까지 ‘티구안’ 2.0 TDI 모델을 ‘선납금 30% + 36개월 무이자’로 판매한다. 지난달 출시한 신차인 ‘제타’도 18%를 할인한다. 트림별로 약 600만~650만원 할인받아 차를 출고할 수 있다. 제타 1.5 TSI 프레스티지 트림의 가격은 3586만원인데, 18% 할인을 받으면 약 294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 세단 ‘EQS’를 최대 943만원 할인한다. BMW는 5시리즈를 트림과 파워트레인에 따라 800만~1000만원가량 깎아준다. 가솔린 ‘520i’는 810만원 저렴한 5950만원, ‘530i’는 990만원 내린 66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기습적인 가격 인상으로 악명이 높았던 테슬라도 이달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을 800만원, ‘모델Y 퍼포먼스’ 가격을 1000만원 낮춰 반짝 연말 재고 할인을 진행한다.
마세라티는 12월 한 달간 ‘기블리’, ‘르반떼’, ‘콰트로포르테’ 등 차종을 선수금 30%로 구매할 경우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적용한다. 캐딜락도 SUV XT5를 선수금 30%, 48개월 무이자로 판매하고 있다. XT6도 선수금 30%, 36개월 무이자로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