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대중화 모델을 보급하면서 세계 1위로 성장했다. 미국 테슬라와 전기차 전환에 나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를 프리미엄 모델로 개발·판매하고 있지만, BYD는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기반으로 내연기관차에 비견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연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시대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BYD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9일 발표한 '왜 BYD의 성장에 주목하는가' 보고서를 통해 "장기간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전기차 신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경제성 있는 주류 소비층을 위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국제모터쇼에 차려진 BYD 전시관 모습./연합뉴스

전기차 생산 비용이 예상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테슬라와 주요 완성차 업체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 개발을 후순위로 미루고 중고가 모델 판매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대중적인 수요층을 공략해야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올해 1~7월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업체가 됐다. 이 기간 BYD 전기차 판매량은 80만여대로, 테슬라(63만대)보다 많았다.

BYD가 세계 1위 업체에 등극한 것은 전방위적으로 전기차 대중화 기반을 구축해온 덕분이다. 배터리 등 주요 부품 생산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고, 유력 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분야 기술력을 높였다. 좋은 품질의 차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가성비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안전성·저비용을 무기로 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를 개발하고, 진일보한 배터리 패키징 기술로 충분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전동화 전문 부품사를 설립해 원가를 낮췄다. 선도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기보다 높은 투자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엔비디아, 바이두 등 유력 기업과 협업해 업계 평균에 뒤지지 않는 자율주행 기술도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앞으로 BYD의 성패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원가 우위 유지에 달렸다"면서도 "향후 BYD의 성패와는 별개로 그동안 BYD의 성장은 그 자체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새로운 동력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