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운영된 부산의 중견 택시회사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오는 10월 폐업한다. 부산에서 택시 회사가 폐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 소재 대도택시는 다음달 30일까지만 운영하고 이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면허를 부산시에 반납하며 폐업한다. 택시회사는 경영난에 처하면 통상 휴업에 들어가거나 택시 면허 일부를 양도하는 방식으로 사업 규모를 줄이는데, 폐업을 선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부산에선 최초의 택시 회사 폐업이다.
대도택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 2020년과 작년 각각 연간 약 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대도택시가 보유한 면허 118대 중 54대는 휴지차량(운행을 하지 않는 택시)으로 운행을 멈춘 상태고, 택시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 다른 택시회사에 면허를 양도할 수도 없었다.
아울러 소정근로시간(노사 양측이 합의해 정하는 근로시간) 단축이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최저임금 미지급액 소송까지 이어지며 경영 부담이 커졌다. 대도택시 관계자는 "사업 유지에 최선을 다했으나 최저임금 관련 소송 등 손실과 적자가 재정 부담의 한계를 초과해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2019년 판결 이후 전국적으로 최저임금 미지급액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택시 업계에선 줄도산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부산 택시회사 금륜산업도 지난달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적자 폭 증가로 인한 도산 위기에서 택시 운행을 계속하면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최저임금 소송이 지속되면 공탁금도 마련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