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전기차 '볼트EV'와 '볼트EUV'의 연식변경 모델 가격을 300만원 인상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운송료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고 하지만, 출고 대기가 1년 안팎으로 긴 상황에서 상품성 개선 없이 가격을 큰 폭 올린 것을 두고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는 쉐보레가 볼트EV와 볼트EUV 판매 가격을 내렸는데,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GM은 최근 2023년형 볼트EV와 EUV를 내놨다. 가격은 각각 4430만원, 4790만원으로, 사전 계약 당시보다 300만원씩 인상됐다. 가격은 큰 폭 인상됐지만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전기차의 핵심 성능인 주행 가능 거리가 동일하고 디자인이나 편의사양 중 달라진 점이 없다. 다만 볼트 EUV 레드색이 단종되는 대신 전용 내외장 디자인이 적용된 레드라인 트림이 추가됐다.
차를 받으려고 1년 가까이 대기한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볼트EV와 볼트EUV의 사전 계약은 지난해 8월 시작됐지만, 배터리 결함에 따른 리콜 조치와 부품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으로 많은 소비자가 차를 아직 인도받지 못했다. 올해 4월부터 차량 인도가 시작됐지만, 두 모델의 판매량은 200여대에 그쳤다.
한국GM 측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최대한 많은 물량을 인도했다"며 "기존 계약자들이 이전 가격으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기자가 많아 사전 계약자 중 상당수가 인상된 가격으로 차를 구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볼트EV와 볼트EUV는 가성비 전기차 모델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전 계약에 많은 인원이 모였는데, 전기차 보조금이 갈수록 삭감되는 상황에서 한 번에 가격이 300만원 오르면서 가성비는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일부 계약자는 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브랜드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볼트EUV의 경우 이번에 가격이 오르면서 기아(000270)의 'EV6′(4630만~5980만원) 최저 트림보다 비싸졌다.
미국 현지에서는 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했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인상된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GM은 지난 6월, 볼트의 미국 판매 가격을 최대 18% 인하했다. 볼트EV 최저 트림 가격은 기존 3만2495달러에서 2만6595달러로 최대 18% 인하되고, 볼트 EUV 가격은 3만5695달러에서 2만8195달러로 낮아졌다. 당시 GM이 미국 판매 가격을 낮춘 것은 현지 보조금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