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 7.9초.’

정민수 기아(000270) 소형3PM 프로젝트매니저(PM)는 지난달 27일 열린 신형 셀토스 미디어 시승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아는 2019년 셀토스를 처음 출시할 당시에는 제로백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2021·2022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엔트리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에서 제로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올해 셀토스의 첫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셀토스’를 출시하면서는 제로백을 화두에 올렸다. 신형 셀토스가 새 엔진을 달고 주행 성능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형 셀토스. /고성민 기자

신형 셀토스를 타고 서울 서초구 웨이브아트센터에서 경기 남양주 한 카페까지 왕복 65㎞를 달렸다. 시승 모델은 1.6ℓ 가솔린 터보, 그래비티 트림이었다.

신형 셀토스는 3년 만의 첫 부분변경으로 내실과 외실을 다진 듯했다. 외관은 전면부 그릴을 세로로 넓히며 기아의 상징 ‘타이거 페이스’를 강조했고, 그릴을 가로지르는 램프 조형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전폭(차의 폭)과 전고(차 높이)는 같은데, 전장(차 길이)만 15㎜ 길어졌다. 고유의 디자인을 계승하며 비율을 매끄럽고 현대적으로 조정했다는 인상을 준다.

신형 셀토스. /고성민 기자

실내는 10.2인치 클러스터와 10.2인치 내비게이션을 연결해 하나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로 바꾼 점이 돋보였다. 디스플레이 화면이 계기판에서부터 내비게이션까지 이어져 눈이 편안했다.

주행 성능을 살펴보면, 신형 셀토스는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향상된 스마트스트림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198마력(PS), 최대 토크 27.0㎏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 모델(177마력)과 비교하면 토크는 같지만 출력이 높아졌다. 아울러 변속기를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DCT)에서 8단 자동변속기로 바꿨다.

바뀐 엔진과 변속기는 액셀을 밟았을 때 이전 모델보다 사뭇 ‘잘 나간다’는 느낌을 준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셀토스가 소형 SUV의 약점인 힘을 보완해 준중형 SUV와도 경쟁할 수 있을 듯했다. 기아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최고 출력이 180마력이다.

신형 셀토스. /고성민 기자

다만 터보랙(알맞은 양의 공기가 실린더로 흡입되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현상)은 느껴졌고, 고속에선 흔들림이 꽤 컸다. 노면의 느낌도 안락한 세단보다 울퉁불퉁한 SUV의 전형이었다.

신형 셀토스. /고성민 기자

이전 세대 셀토스는 1.6ℓ 가솔린 터보와 1.6ℓ 디젤 엔진으로 구분됐는데, 신형 셀토스는 디젤 모델을 없애고 1.6ℓ 가솔린 터보와 2.0ℓ 가솔린 엔진으로 출시됐다. 2.0ℓ 가솔린 엔진은 무단 변속기(IVT)와 조합된다. 가격은 1.6ℓ 가솔린 터보가 트림별로 2160만~2685만원, 2.0ℓ 가솔린이 트림별로 2062만~2587만원이다. 2WD(전륜구동) 16인치 타이어, 복합 기준 연비는 1.6ℓ 가솔린 터보가 12.8㎞/ℓ, 2.0 가솔린이 12.9㎞/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