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가 국내에서 전기세단 '실(Seal)' 등 6종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실 세단은 BYD가 이달 판매를 시작한 신차다. BYD는 2020년 6월 출시한 대표모델 '한(漢)'을 국내에 들여올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실이 첫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최근 국내에서 실, 돌핀(Dolphin), 아토(Atto), 카르페(Carpe), 파리(Fari), 헤일로(Halo) 등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 내년 국내 진출을 앞두고 상표권 분쟁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을 마련한 것이다.
실 세단은 BYD가 테슬라 모델3를 겨냥해 내놓은 차다. BYD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 실 세단은 배터리셀을 하나의 배터리팩으로 만들지 않고 차체 내 곳곳에 채워 넣는 '셀 투 보디(CTB·Cell to Body)' 기술을 전기차 최초로 적용했다. 제로백(시속 0㎞에서부터 100㎞까지의 시간)은 3.8초, 최고 출력은 530마력이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550~700㎞, 가격은 현지 기준 22만~29만위안(약 4300만~5600만원)이다.
당초 BYD는 국내에서 한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은 중국 시장에서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에 등극하게 한 대표모델이다. BYD는 국내와 비슷한 시기인 내년 1월부터 일본에서도 승용차 판매에 나서는데, 한 대신 실을 전면에 내세웠다. BYD는 지난 21일 일본에서 행사를 열고 실과 돌핀, 아토3 등 3가지 차종으로 일본 시장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BYD가 실 세단과 함께 국내 상표를 출원한 돌핀은 해치백이다. 아토는 현대차(005380) 아이오닉처럼 라인업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아토3는 스포츠유틸리치타(SUV)다. 아토2는 돌핀, 아토4는 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카르페와 파리, 헤일로는 외국에서도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향후 출시할 신차에 붙일 별칭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테슬라를 넘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BYD는 최근 서울역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국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BYD는 그간 국내에서 전기버스와 지게차 등 상용차만 판매했는데, 최근 국토교통부의 승용차 인증 업무와 승용차 AS(애프터서비스) 업무, 홍보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채용하는 등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 진출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선 BYD가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기에 시장 진입에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무장한 중국산이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이라는 거부감이 분명히 있지만, BYD는 전기차 시장에서 전세계적인 성공을 이끌어낸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면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꽤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