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29년만에 국내에 새 공장을 짓고 10년 만에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한다.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은 전기차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동 강도 완화를 위해 신규 채용을 요구한 노조의 주장을 사측이 수용한 것이다.

12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열린 올해 임금협상 15차 교섭에서 국내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새 전기차 공장은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새 공장이 건설되면 29년 만에 현대차 새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노사는 세계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 첫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하고, 신공장 차종 이관 등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을 건설한 이후 지난 26년 동안 한 번도 국내 증설은 하지 않았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사는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신규 채용에 나설 계획인데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하는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사내 하도급 직원을 대규모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신규 채용은 진행하지 않았다. 또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조의 입김에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차는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정년 퇴직을 통한 인력 자연 감소에 의존했다.

현대차가 10년 만에 생산직 공개 채용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벌써 구직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아(000270)가 5년 만에 생산직 공개채용에 나섰을 때 100명을 뽑는 데 5만명 이상이 지원하면서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