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을 제친 경형 전기차 ‘홍광미니EV(宏光 MINI EV)’가 직구(해외 직접 구매) 형태로 국내 오픈마켓에 상륙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고양시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태백은 쿠팡에서 홍광미니EV를 해외 직구 구매대행으로 약 161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쿠팡에서 판매 중인 홍광미니EV의 모습. /쿠팡 캡처

홍광미니EV는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 상용차 기업 우링자동차(Wuling), 3사의 합작사 SGMW가 만든 경형 전기차다. SGMW의 지분율은 상하이자동차가 50.1%, GM이 44.0%, 우링자동차가 5.9%다. SGMW는 2002년 중국 류저우에 설립됐으며, 홍광미니EV는 중국에서 2020년 7월 출시됐다. 작년 중국에서 39만5451대 팔리며 테슬라를 누르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로 이름을 올렸다. 2위는 BYD ‘친’(18만7227대), 3위는 테슬라 ‘모델Y’(16만9853대)다.

홍광미니EV는 전장(차 길이) 2917㎜, 전폭(차의 폭) 1493㎜, 전고(차 높이) 1621㎜의 2도어 4인승 경차다. 현대차(005380) 캐스퍼보다 차체가 전반적으로 작다. 캐스퍼의 차체는 전장 3595㎜, 전폭 1595㎜, 전고 1575~1605㎜다. 최고 출력은 27마력으로 캐스퍼(1.0 가솔린 기준 76마력)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100㎞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120㎞(9.2㎾h 배터리 탑재 모델) 또는 170㎞(13.8㎾h 배터리 탑재 모델)다.

주행 성능은 매우 낮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홍광미니EV의 가격은 트림별로 3만2800위안(이지·약 636만원)부터 3만8800위안(컴포터블·약 752만원), 4만4800위안(럭셔리·약 869만원)까지다. 낮은 성능을 낮은 가격으로 극복하며 안방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홍광미니EV의 중국 내 성공 요인으로 가격 경쟁력과 젊은 여성층 공략 등 두 가지를 꼽았다.

현재 쿠팡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럭셔리 트림(4만4800위안·약 869만원)으로, 국내 판매 가격은 1613만2000원이다. 태백은 홈페이지에서 “저가 트림은 에어컨과 후방카메라, 에어백이 없는 모델이라 수입하더라도 국내 도로 주행 승인이 나지 않는다”면서 “우링자동차와 여러 차례 협업 미팅을 갖고 차량 등록 서류와 한국에서의 주행 환경 등을 검토한 끝에 럭셔리 트림을 판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백은 또 “국내 판매 가격에는 중국~한국 운송비와 관세, 통관비, 1년 무상 AS(애프터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지정 수리점이 중국에서 부품을 받아 국내에서 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은 받을 수 없다.

이승곤 태백 대표는 통화에서 “작년 말 우링자동차와 국내 수입 협의를 완료하고 올해 2월부터 구매 대행 형식으로 판매를 시작했다”면서 “문의는 많지만 현재까지 판매량은 전혀 없어 사업을 지속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럭셔리 트림 가격은 4만4800위안으로 기준 환율로 약 869만원이지만, 실제 매입 환율로는 약 1000만원 정도”라며 “쿠팡 수수료 12%와 운송비·통관비 등 400만원을 제외하면 남는 게 100만원 안팎으로, 여기서 법인세를 내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이 차를 더 싸게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업차 중국에서 거주하며 홍광미니EV를 직접 시승하면서 국내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수입을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