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테슬라처럼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영업망과 판매직원 등 오프라인에 기반한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투자자문기업 번스타인이 마련한 전략결정회의에 참석해, 전기차 부문 포드 모델E(Ford Model E)의 차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3월 조직개편을 통해 내연기관 부문을 포드 블루(Ford Blue)로, 전기차 부문을 포드 모델E로 나눈 바 있다. 북미 시장에서 포드의 모든 전기차를 테슬라처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고객에게 직배송하겠다고 발표한 셈이다.

칠레 비냐 델 마르에 위치한 아우디 매장의 모습. /로이터뉴스1

짐 팔리 CEO는 "포드의 유통 모델에서 유통비는 차 한 대당 약 2000달러(약 251만원)를 차지해 테슬라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총 유통비용의 3분의 1은 영업망에서 보관하는 재고비용이 차지하는데, 이 비용을 모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리점에 재고가 없고 차량이 (공장에서) 고객에게 직접 배송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포드는 대리점 구조조정 일정이나 세부적인 계획은 없고, 비전으로 논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대형 완성차 기업 포드가 테슬라와 같이 온라인에서 주문받고 고객에게 직배송하는 유통 체계로 대전환한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대리점·지점을 축소하면 인건비와 임대료,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어 장점이 크다. 소비자들과의 오프라인 접점이 줄어든다는 점이 단점인데, 최근 디지털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테슬라식' 온라인 직접 판매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차(005380)도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의 싱가포르 판매업체는 1986년부터 계약을 맺은 현지 딜러사 코모코 모터스(Komoco Motors)인데, 현대차는 다른 차종은 기존대로 딜러사를 통해 판매하는 반면, 아이오닉5에 대해선 현지 업체와 제휴를 맺지 않고 직접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 연말부터 싱가포르에서 아이오닉5를 판매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 판매로 확장하고, 독일에서 15~20%,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딜러 수를 줄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작년에 영국,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에 소재한 25개 쇼룸과 서비스 거점을 총 10억유로(약 1조3414억원)에 달하는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현재 온라인 전용 판매전략은 전기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향후 전기차 판매 비중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자동차 대리점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도 자동차 판매 지점·대리점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KPMG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 경영진들은 오는 2030년엔 대부분의 신차 판매가 온라인 거래로 전환되며 공장에서의 직접 판매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KPMG 글로벌 자동차산업 책임자 게리 실버그는 "완성차 기업의 직접 판매 확대로 딜러 네트워크에서 상당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