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 자동차 업체가 주로 활용하는 데이터는 영업이나 판매를 위한 수요 예측 데이터였지만, 지금은 신차를 개발하고 완성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에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 포드는 지난해 구글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차 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지면서 많은 완성차 업체가 IT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포드와 구글의 결합이 눈에 띄는 점은 두 회사가 제품(커넥티드카)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 혁신에도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포드는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을 제품 개발과 제조 과정, 공급망 관리, 직원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자동차 개발부터 제조, 조립, 공급망을 포괄하는 전체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을 효율화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은 미래차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반도체 부품 공급난이라는 이례적인 위기가 세계 완성차 업체를 덮친 이후 더 주목받고 있다. 수만개의 부품을 조립해 제품을 만드는 완성차 산업의 특성상 한정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이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스마트공장인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세운 것도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는 HMGICS는 소비자 선택과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생산을 조율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스마트공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기술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자율주행 산업에서도 데이터는 핵심 자원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GM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주행하며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MS 클라우드에 쌓아 분석한 뒤 자율주행 수준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보다 앞서 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한 업체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는 자사의 운전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을 통해 전 세계에서 50억마일에 달하는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했는데, 덕분에 테슬라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데이터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키는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 공유나 차 관리, 안전진단, 전기차 충전 등 차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데이터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미래차 시장에서 데이터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우리 정부도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방대한 주행 관련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모빌리티 빅데이터 포털'을 개설할 방침이다. 데이터 표준화를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활용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