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가 리터(ℓ)당 5㎞밖에 나오지 않고 휘발윳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가면서 한 달에 주유비로 50만원을 쓰고 있습니다. ‘LPG 개조’ 해보신 분들 장단점 조언 부탁드립니다.”(제네시스 DH 차주)
“고민하다 ‘LPG 개조’했습니다. 연비 걱정이 없어서 너무 좋아요. 연비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은 참고하세요.”(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차주)
에쿠스, 체어맨, K9, 카니발, 제네시스 SUV 등 차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최근 LPG 개조 방법을 묻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솔린 차량을 가솔린·액화석유가스(LPG) 바이퓨얼(Bi-Fuel·두 가지 연료를 사용)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다. 연비가 좋지 않은 대형 세단이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픽업트럭의 경우 바이퓨얼 차량으로 개조하면 통상 연비가 20% 정도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17.79원, 경유 가격은 2011.18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30%, 경유는 49% 각각 가격이 올랐다. 기름값은 앞으로도 상승한다는 전망이 많다. LPG 자동차부탄 가격은 2일 기준 리터당 1133.80원으로, 휘발유와 비교하면 리터당 884원 저렴하다.
과거 LPG차량은 택시, 렌터카, 장애인 등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2019년에 사용규제가 완화되며 합법화됐다. 가솔린을 LPG 바이퓨얼 차량으로 바꾸는 데는 통상 200만~3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렁크나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LPG 연료를 넣고, 엔진룸에 인젝터와 엔진제어장치(ECU) 등 부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존 엔진에 LPG 연료를 사용하게끔 개조하는 것으로, 두 개의 엔진으로 운행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엔진 출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가솔린 기능을 유지하면서 LPG 연료를 탑재하는 바이퓨얼 개조가 주로 쓰인다. 차를 개조하려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LPG 가스용기나 용기 밸브 등이 설치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바이퓨얼 차량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데, 전혀 없던 방식은 아니다. 기아(000270)는 2011년 휘발유·LPG 바이퓨얼 ‘모닝’과 ‘레이’를 출시한 적이 있고, 쌍용차는 2019년에 티볼리를 바이퓨얼(휘발유·LPG)로 개조해 판매하기도 했다.
바이퓨얼 차량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통상 연비를 20~40% 정도 절감할 수 있고, 기름값이 높을수록 이익이 커진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5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단점은 LPG 연료통이 트렁크에 들어갈 경우 적재 용량이 줄고 두 가지 연료 체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정비가 까다롭다. 대중적이지 않아 중고차로 팔 때 가격이 낮을 수 있다.
자동차 튜닝업체의 한 관계자는 “바이퓨얼 개조는 LPG와 휘발유 가격에 따라 문의량 차이가 크다”면서 “한동안 LPG 가격이 기름값보다 많이 올라 문의가 많이 없었는데, 요즘은 기름값이 무섭게 올라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