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전동화 전환 목표를 내놓은 현대차(005380)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모델을 잇달아 출시한다. 내연기관 엔진과 고용량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한 하이브리드차가 순수 전기차로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미국에서 10종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현대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하이브리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10월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전동화 모델로, 이를 위해 현대차는 3억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는 '투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 출시되는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현대차 제공

기아(000270)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신형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와 PHEV 모델을 각각 6~7월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PHEV도 판매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판매가 급증한 소형 SUV '니로'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하이브리드차 게임'에서 다소 늦었다고 평가받았던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대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6% 수준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2030년 1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잠재 전기차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차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많은 소비자가 과감하게 배터리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하는데, 이 과정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차 구매 습관을 전기차를 향한 전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면 전기차 시장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HS마킷의 스테파니 브린리 수석 분석가 역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전기차에 관심이 있거나 기꺼이 구매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SUV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있는 현대차는 일본 도요타, 혼다와 경쟁해야 한다. 도요타의 '라브4′ 하이브리드와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SUV 모델과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