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시간 단위로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 기업 쏘카가 '서버 먹통'이 발생할 때 차량 시동을 걸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30일 카셰어링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같은 기술을 개발해 내년 중 도입할 예정이다.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카셰어링 차량은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문을 여닫는다. 평상시엔 큰 불편이 없지만, 서버가 먹통이 되면 이용자들이 차 시동을 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롯데렌탈(089860)의 카셰어링 서비스 그린카는 지난달 14시간 이상 서버가 먹통이 돼, 주말 꽃놀이를 간 이용객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차 문을 열지 못한 채 발이 묶인 바 있다.
쏘카는 현재 주서버가 마비됐을 때를 대비한 백업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엔 서버 전면 마비에도 차문을 여닫을 수 있는 토큰(Token)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차량을 예약하면 해당 스마트폰에 가상 토큰을 발급해놓는 방식이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 차량에는 쏘카가 자체 개발한 차량관제단말 'STS'(Socar Telematics System)가 탑재돼 있는데, 이용자에게 보낸 토큰이 STS와 직접 교신하며 차문을 열게끔 할 계획"이라면서 "백업 서버도 마비되는 상황에 대비하고자 이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 차량에 탑재된 STS는 타이어 공기압 등 차량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명령에 따라 차문을 여닫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이용자가 앱을 통해 차문 열기를 지시하면, 쏘카의 중앙 서버가 명령을 받은 뒤 STS에 전달해 차문을 열어준다. 중앙 서버가 이용자와 STS 간 메시지 교환을 중개하는 셈이다. 반면 쏘카가 개발 중인 기술은 스마트폰의 가상 토큰이 STS와 직접 교신하며 차문을 열게끔 한다. 이 기술이 내년 도입되면 주서버를 포함해 만약 백업 서버마저 마비돼도 스마트폰의 가상 토큰이 직접 STS와 교신해 차문을 열 수 있다.
이번 쏘카의 기술 개발은 '그린카 사태'처럼 서버 먹통으로 카셰어링 이용자가 수시간 동안 차문을 열지 못하고 불편을 겪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내부에 실물 차키를 제공하는 단순한 해결책이 있지만, 이는 예약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명의를 도용해 운전할 위험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있다. 쏘카 관계자는 "지난달 그린카의 서버 먹통과 무관하게 작년부터 이미 개발해온 기술"이라고 말했다.
쏘카가 개발 중인 이 기술은 애플이 개발한 '친구 키 공유' 기술과 유사하다. 애플은 '애플카' 개발에 힘을 쏟던 지난 2019년 토큰 기반 시스템을 통해 차문을 여닫는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일회성 액세스 코드로 토큰을 발급해, 차량 소유자의 친구나 가족이 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이는 차량 소유자가 실물 차키를 친구·가족에게 물리적으로 전달하지 않아도 되고, 스마트키가 스마트폰으로 연동되는 경우에도 계정 비밀번호를 대여 이후 다시 바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용한 기술이라고 애플은 밝혔다.